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되고 나니 시끌벅적하다. '뜨거운 감자'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으뜸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반발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해공항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에서 새 공항을 건설하자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부터 본인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강효상 의원(대구 달서병)은 3일 "오 후보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다소 발언 수위가 높긴 하지만, 강 의원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가덕도 신공항 논란은 10년 가까이 대구경북과 부산의 갈등을 조장해왔기에 넌더리가 날 정도다. 오 후보가 '흘러간 노래'를 틀면서 이전투구의 장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백번 양보해 가덕도 신공항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자유인지 모르겠으나, 왜곡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앞세우거나 대구경북을 이용하는 듯한 발언은 삼가야 한다. 오 후보가 2월 27일 밝힌 출마선언문을 보면 기가 막힌다. "6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투자해 현재 김해공항보다 못한 공항을 건설해서야 되겠느냐. 전 정부가 결정한 사업이니까 다소 문제가 있어도 추진해야 된다는 논리는 참으로 한심스럽다. 대구경북은 약 7조원에 달하는 통합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문맥을 보면 김해공항은 6조원을 들여 확장하고 있고, 대구경북 통합공항은 7조원을 들여 이전을 추진하는 것처럼 돼 있다. 가장 중요한 예산의 출처가 빠져 있으니 참으로 교묘하고 비겁하다. 김해공항의 6조원은 정부 예산이고, 대구경북 통합공항의 7조원은 현재 부지를 팔아 마련해야 하는 이전비용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부산시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지율 1위의 유력 후보가 다른 지역을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대구경북 지도층은 정신차려야 한다. 편을 나눠 대구공항을 옮기느니 마느니 싸우기만 할 뿐, 지역 발전을 위한 치열함이나 열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신을 놓고 있다간 가덕도 신공항이 현실화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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