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대구 공천, 왜 이렇게 시끄럽나

자유한국당 대구 기초단체장 공천 결과를 두고 온통 시끄럽다. 공천 결과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거니와, 중앙당이 달성군수 후보 내정자에 대해 재심까지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재심 거부 방침을 시사하는 등 내홍까지 겹쳐 점입가경이다.

대구시당 공관위가 지난달 31일 기초단체장 가운데 4명의 후보자를 전략공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반발과 항의가 계속된다. 전략공천자 4명 가운데 2명은 현직 구청장이 단독 신청한 것이어서 별문제가 없지만, 경쟁자가 있는 나머지 2명 모두 말썽이다.

달성군수 후보자 내정을 둘러싼 논란은 현직 군수가 여론조사에서 훨씬 앞서 있는데도, 왜 초선 시의원을 선택했는가 하는 것이다. 김상훈 대구시당 공관위원장은 "중앙당 공천 지침에 따라 교체지수를 적용했는데 김문오 군수는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 대비 70%에 미치지 못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중앙당의 재심 요구에도 바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의 발언은 한국당의 현실 인식과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한국당 지역 의원들은 '깃발만 꽂으면 누구라도 당선된다'는 구태에 젖어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결론은 '자기 사람 심기'일 뿐이다. 김 군수보다 경쟁력 있는 인물을 공천했다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음을 아는가. 전략공천한 조성제 전 시의원은 65세의 나이에 4년 남짓한 시의원 경험 외에는 별다른 공직 경험이 없다. 달성군에는 추경호 의원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김 군수를 제어하지 못해 주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과 친한 인사를 공천했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중구청장으로 전략공천한 류규하 시의회 의장은 지역구 곽상도 의원의 고교 동문이다. 곽 의원의 또 다른 지역구인 남구청장을 두고 중앙당이 여성 전략공천을 검토하라고 했지만, 이것 또한 거부할 모양이다. 곽 의원이 현직 구청장과 친한 인사를 배제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기초단체장 공천에 말썽이 있는 지역에는 공교롭게도 친박 출신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다. '자신들이 날아왔으니 기초단체장'지방의원까지 날아온다'는 말까지 나오는 걸 보면 여론이 좋지 않다. 무리수를 두면 오히려 차기 총선이 힘들어질 것이다. '시민'을 위한 공천을 해야지, '사익'을 위한 공천은 안 된다. 한국당은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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