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상한 아저씨들이 자꾸 전화를 하는데, 너무 무서워요."
경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생 A양은 최근 엄마에게 눈물을 쏟으며 그간 겪은 일을 털어놨다. 한참 이어진 딸의 이야기도 기가 막혔지만 이 같은 일을 벌인 이들이 한 학년 선배 여학생이라는 사실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 즉각 딸 아이의 휴대전화번호를 바꾸고 학교에 적극적으로 항의했지만 상처받은 아이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고 학교 측은 피해 학생 보호 및 가해 학생 처리 등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양의 악몽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6학년생 B'C양은 평소 A양이 자신들에게 좋지 못한 얘기를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복수를 결심한다. 이들은 유튜브 성인물 영상 5곳에 접속한 뒤 댓글 형태로 A양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했다. 이후 두 달 넘게 모르는 남성들의 전화와 문자가 A양에게 쏟아졌다. 성매매 등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글귀와 대화로 시도 때도 없이 괴롭힘을 당했지만 A양은 부모에게 알리면 또 다른 보복이 올까 두려워 눈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심리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한 A양은 열흘 전에야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고, 전화가 해지되면서 그간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양 부모는 "우리 아이의 피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형식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가해 학생들이 이 사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가해 학생들도 아직 어린 나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전학 등 분명한 처분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겨울방학 기간 중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피해 학생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교사나 보호자를 빨리 찾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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