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생'보다 '법정관리'에 무게 둔 한국GM

美 본사 경영진 처리 기조 선회…자구안 실행·신규 투자 포기 관련조직 신청실무 작업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구안 마련을 통한 한국지엠(GM) '회생'보다 파산 선언 등 '법정관리'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국GM 철수와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현재 재무'인사'법무 관련 조직을 통해 법정관리 신청 실무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자금 고갈 시점인 20일 이후 곧바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위한 내부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한 GM 본사 배리 엥글 사장은 노조와 비공개 면담에서 "3월 말까지 노사 임단협이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월 20일까지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나 산업은행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금난 상황에서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이후 출자 전환과 신차 배정, 신규 투자 등 회생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GM 최고경영진의 한국GM 처리 기조가 회생보다는 법정관리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한국GM은 자금 고갈이 예상되는 20일 전까지 인건비 감축을 위한 노사 합의나 정부 및 산업은행의 지원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자구안 실행과 신규 투자를 통한 회생 계획을 거의 포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남은 5일간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업은행, 한국GM 노조가 한자리에 앉아 해결 방안을 찾는 '다자회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파산)이나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추가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생산시설을 폐쇄하고 연구'디자인센터와 판매조직 정도만 남길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다.

현재 부평공장은 한 해 27만 대의 트랙스를 생산해 해외 각지로 수출하는데,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 수출물량 15만 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과 경제가 받을 충격도 막대할 전망이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301개 한국GM 1차 협력업체 가운데 한국GM 의존율이 50%를 넘는 업체는 150개에 이르고, 한국GM에만 100% 납품하는 업체도 86개나 된다.

비대위는 한국GM이 쓰러질 경우 1'2'3차 협력 부품업체와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직간접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30만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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