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새마을세계화재단 대표가 활짝 핀 얼굴로 보고해 왔다. UN 산하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에서 아프리카 지역개발사업을 경북도와 같이 협력할 것을 제안해 왔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선진국이나 국제기구에서 수많은 지원을 해 왔지만 여전히 빈곤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반면에, 새마을운동을 보급한 지역은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다. 단순한 물질적인 지원이 아니라 새마을 지도자가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서서히 의식을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그들이 목격한 것이다.
이미 경북의 새마을운동은 국제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렇다 보니,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국가의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면 어김없이 경상북도지사를 찾아온다.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싶다며, 지도자를 파견해 달라고 애원을 한다.
경북이 새마을세계화에 뛰어든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15개국 48개 새마을시범마을에 봉사단원들을 파견했다. 외국 공무원과 마을지도자, 국내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새마을 연수도 매년 실시하고 있다. 2013년에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설립하여 해외 보급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새마을세계화는 단순한 원조사업이 아니다. 일방적인 지원은 더욱 아니다. 국내에서 파견된 글로벌 청년새마을지도자들이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집을 수리하고 우물을 파고 논을 개간하고 보건진료소를 지으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봉사프로그램이다. '할 수 있다'는 의식개혁을 통해 더 나은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UN에서 공적개발원조(ODA)의 모범 사례로 꼽고 있는 것도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새마을정신 가치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을 두고 해외 원조사업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지 않느냐며 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는지 의아해한다.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하여 다른 나라에서도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으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기우일 뿐이다. 지방정부 간에도 문화를 상호 교류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지구촌시대다. 또한, 철저한 현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접목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새마을세계화는 국경을 넘어 가난 극복의 소중한 경험을 전하는 운동이다. 현지에 나가보면 우리가 흘리는 땀과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목격할 수 있다. 쏟아져 나오는 많은 성공 스토리가 국위를 선양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밑으로부터 시작된 국민운동이다. 농촌에서 시작해 도시로 공장으로 들불처럼 번졌던, 그야말로 자생적인 잘살기 운동이었다. 물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정부의 일정한 지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정치와는 무관하다. 이념적인 색깔도 없다. 그러므로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던 새마을운동의 근본정신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발상지인 경북이 숱한 정치적인 격랑 속에서도 새마을 깃발을 한 번도 내리지 않고 희망의 불씨를 지펴온 까닭이다.
새마을운동이 북한에도 보급되기를 희망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꽁꽁 얼어붙어 있던 남북 간에 해빙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스포츠와 문화예술로 물꼬를 튼 남북 교류협력은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정교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경북의 새마을운동세계화 경험이 북한의 농촌'농업 발전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4월 22일은 새마을의 날이다. 48년 전 가난 극복과 농촌 개발을 위해 시작된 우리의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의 멈추어 있는 성장판을 열어주고 희망을 키워 세계를 감동시키는 기적을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와 민간 모두가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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