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빨리빨리'의 방향

하나의 점을 어떤 방향으로 찍느냐에 따라 곧은 선과 휜 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직선의 묘인 '빨리'를 지향한다. 하지만 좀 더 빨리 이루려는 지나친 욕심으로 조급해지니 정서 불안이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물론 100m를 가장 빨리 달려 우승이라는 트로피를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삶의 곳곳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빨리빨리'의 행동으로 옮겨지면 나의 인격은 천 년 된 갈대가 타버리는 경우와 다름없을 것이다. 처음 가는 길은 누구나 울퉁불퉁하여 힘들고 고달픈 게 사실이다. 도로에서 지그재그 운전을 하면서 빨리 갈 수 있다는 불안한 심리의 함정에 빠져 오류를 범하는 조급함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또한, 어머니가 아이에게 사용하는 언어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가정에서 집안일과 정리정돈으로 분주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숙제 다 했나' 등 '나 중심의 메시지'를 사용해, 아이의 정서와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 없어 관계의 질이 나빠짐은 자명하다. 그러할 때는 '너 중심의 메시지'를 사용하여 아이의 기분을 살피고 상호 교감 있게 행동하면, 관계의 질이 향상되어 함께 더불어 살 수가 있다. 마치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스스로 빠르게 움직이며,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변화하고, 법과 법원, 변호사협회, 법학대학원, 로펌(법률회사) 등은 시속 1마일로 거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면 자연의 순리처럼 때에 맞는 느림의 미학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으뜸이다.

일상에서의 단점을 변화시켜 장점을 만들겠지만, 멈추어 서서 방향을 잡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의 피가 달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쫓기고 또 쫓겨도 계속해서 물려고 덤비는 모기처럼, 7전 8기의 열정적인 도전정신으로 휜 마음을 곧게 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개운한 듯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편안한 듯하고, 맑게 흐르는 냇물소리를 듣는 듯하고, 정서 안정을 위한 국악과 클래식을 듣는 듯하고, 긍정에너지 창출을 위한 태양을 쬐는 등 매사 순리에 따라 처리하는 안온함으로 대등한 자연에서 삶을 즐기고 휴식으로 안정에 이르러 공존하는 길을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바람직한 현상은 언제나 거울처럼 보고, 저 하늘의 북극성처럼 삶의 방향도 빨리빨리 정해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의 기반 위에서 조금의 성장을 추구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듯 내 삶의 방향을 허무하게 운에 맡겨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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