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됐지만 내실은 보잘것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이 줄면서 부가가치가 늘어난 '불황형' 개선이라는 지적이다.
6일 한국생산성본부(KPC)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노동생산성지수(노동 투입 대비 부가가치)는 108.3으로 전년 대비 5.8% 올랐다. 고용은 줄었지만 부가가치가 늘며 노동생산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노동 투입은 1.4% 감소한 반면 부가가치는 4.4% 늘었다. 이른바 불황형 개선이다.
고용 감축으로 노동생산성이 늘어나는 경향은 조선업과 금융 및 보험업종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업종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노동 투입이 23.4% 급감했다. 구조조정 여파로 부가가치도 8.2% 하락했지만, 노동 투입 감소폭이 워낙 커 노동생산성은 19.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이 8.4% 개선된 금융 및 보험업도 지난해 시중은행 구조조정으로 노동 투입이 크게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숙박'음식업의 노동생산성은 크게 줄었다. 근로자 수가 1.5% 늘고 노동 투입이 1.8% 확대됐지만, 부가가치는 오히려 2.2% 감소하며 노동생산성은 3.9%나 떨어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대거 숙박'음식업이나 자영업으로 몰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생산성 개선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점도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은 34.3달러로 해당 통계가 집계된 OECD 회원국 22개국 중 17위에 머물렀다. 아일랜드(88.0달러)나 노르웨이(80.4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긴 노동시간을 이유로 꼽았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근로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이런 점이 시간당 노동생산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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