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네오콘 음모론

음모론자들이 좋아하는 메뉴는 진실과 허구를 적당히 섞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의 단골 소재 중 하나는 소수의 엘리트들이 비밀리에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자에 따르면 유럽에서 건너온 유대 은행 자본가 로스차일드 가문과 미국의 극우 정치 세력인 네오콘(Neocon)이 미국의 양대 엘리트 세력이다.

음모론적 시각에 따르면 엘리트의 지원 또는 암묵적 허가 없이는 어느 누구도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없다. 뉴욕 월가와 군수산업, 미디어업계, 영화계도 이들의 손아귀에 있다. 로스차일드도, 네오콘도 실체는 있다. 로스차일드는 금융가의 '큰손'이고 네오콘은 미국 정치권의 큰 세력 중 하나다.

불안한 국제 정세 와중에 요즘에는 특히 네오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네오콘은 '신보수주의자'(Neoconservatives)의 줄임말이다. 이들은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자들이다. 미국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간주하며 무력 사용을 불사하더라도 세계에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 네오콘들은 국제 관계를 선과 악의 관계 즉, 흑백논리로 가른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저 유명한 '악의 축'(axis of evil) 연설에 네오콘의 이념이 함축돼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 중에는 네오콘들이 유독 많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나 헤스펠 CIA 국장 지명자…. 면면을 보니 가히 네오콘계의 '올스타' 같다. 이 팀은 최근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하면서 중동에서 이란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에서 매우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네오콘들이 미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는 점이다. 군산복합체 입장에서는 긴장 상태의 한반도야말로 놓치기 싫은 시장 아닌가. 사실,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다소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에는 네오콘의 강경 목소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다. 네오콘의 득세가 우리로서는 좋을 게 없다. 북핵 해결을 통한 중간선거 승리와 재선 의지를 강하게 다지고 있는 트럼프가 네오콘 참모들을 잘 요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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