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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D-Day, 그 날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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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영남대 성악과 외래교수

김지혜 영남대 성악과 외래교수
김지혜 영남대 성악과 외래교수

큰 실수는 없이 다행히 끝마친 지난달 연주회 후의 단상을 소개한다.

"적당한 피로감과 아직은 식지 않은 들뜬 기분이다. 머리에 많이도 꽃혀있는 핀을 더듬어 꺼내며, 잘 지나간게 맞는지 애써 돌아본다. 좀 전에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연주회에 와준 친구와 나눴던 이야기에 미소지으며 화장을 지우고, 대기실에서의 잡담부터 저녁에 먹었던 도시락까지 떠올라 머릿 속은 뒤죽박죽. '애썼네~' 급습하는 허탈함을 스스로 위로한다."연주회가 끝나고 해방된 지금이 내 최고의 휴식시간이 아닐까. 연주자로 지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무대에 서면 긴장안해요? 이제 연주 많이 하셔서 긴장 같은거 안되죠?"

'나의 D-Day'. 이 날을 대비해 열심히 마인드컨트롤을 했지만, 어떤 연주도 긴장이 안 될 수는 없다. 세계 3 대 테너 중 1명이었던 파바로티도 연주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노래를 할 때면, 꼭 구부러진 못을 찾아 턱시도 주머니에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따로 '무대 공포증'(Performance anxiety)이라는 용어가 있는 것만 보아도 연주자라면 경험이 많고 적고를 떠나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 아닌가한다.

일본 사람들은 긴장되는 순간이면 손가락으로 손바닥에 '사람 人'을 그려 먹곤 하는데, 여러 사람이 마음 속에서 함께 해줘서 덜 긴장이 되는 이치라고 한다.

독일말로 '파이팅'은 '토이토이토이'(Toi Toi Toi)로 연주 전이면 서로서로를 응원하곤 하는데, 실기시험을 앞두고 한 교수가 내 귀에 대시고는 이 말을 줄여 "퉤!퉤!퉤!" 라고 하셔서 적지 않게 당황한 기억이 있다.

일본에서 나를 지도하셨던 사카모토노리오(坂本紀夫) 교수는 지방에서 연주가 있으신 날에도 할 수 있는데까지 레슨을 하고, 출발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여쭤 봤더니, 평소 연습한 이상을 바라는 것이 바로 긴장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괜한 긴장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평소처럼 행동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딱 연습 때 만큼만 연주하려고 마음을 비운다고 하셨다.

자신에게 거는 세뇌에도 근거가 필요한 법. 긴장을 타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나 끝없는 연습만이 답이다. 사카모토노리오 교수의 말씀은 이제 큰 가르침으로 남아 나의 긴장해소 방식으로도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충분한 수분섭취, 9시간 이상의 수면, 공연장 사전답사, 간절한 기도 등의 여러가지 부수 요법들 또한 병행하고 있다.

이럼에도 항상 나를 찾아와 함께해주는 '공연을 앞둔 긴장'이란 손님은, 이제는 '감사한 설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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