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인사이트]

‘안시성’ ‘물괴’ 올 추석 극장가 휩쓸 히트작은?

물괴
물괴

지금 극장가의 최대 관심사는 추석 연휴 시즌을 향한 관객몰이다. 지난여름 성수기는 '신과 함께'가 타 경쟁작을 압도하며 예상보다 싱겁게 끝이 나 버렸고, '인랑'과 같은 화제작이 흥행에 참패하며 전체 극장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제 남은 건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기 직전 제대로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추석 연휴다. 여름 성수기를 피해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추석을 노리는 영화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래서 올 추석 시즌 극장가의 라인업은 풍성해졌고 또 이들 간의 싸움은 극히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괴' '안시성' '명당' '협상' '원더풀 고스트' 등 눈에 띄는 기대작들이 격렬한 관객 확보전을 펼치게 됐다. 추석 연휴에 승리한 작품들이 공휴일이 즐비한 10월 첫 주와 둘째 주로 장기전을 이어가면서 이 시기에 개봉되는 신작들과 경쟁할 예정이다.

물괴
물괴

# 추석을 잡아라! '물괴' 등 출격 채비

지난여름 성수기에는 한국영화 대작의 수가 기대만큼 많지 않았다. 지난해 전작을 내놓고 극장가를 흔든 '신과 함께' 속편이 이 시기 개봉을 확정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탄탄한 팬층을 형성시킨, 그것도 '천만' 팬층을 가진 '신과 함께'와 맞붙는다는 것은 승산이 없거나 혹은 대등하게 대결해도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명확했던 상황이다. 게다가 할리우드 대작 '미션임파서블: 폴 아웃'까지 여름 시즌에 들어오는 바람에 신작을 내보내야하는 배급사들의 입장에서는 눈치작전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감을 과시하며 당당하게 '신과 함께'와 맞붙었던 김지운 감독의 대작 '인랑'은 막상 경쟁작의 파워와 무관하게 자체 퀄리티 문제로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간단하게 말해 상업적 재미요소가 결여돼 있었던 것이 패인이었다. 연출력과 만듦새에 대한 평가를 하기 전 상업영화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관객을 끌어들이고 동의를 얻을만한 배려와 미덕'이 부족했던 탓이다.

명당
명당

어쨌든 '신과 함께'와 '인랑'을 피해 개봉시기를 조율했던 신작들이 추석연휴에 대거 개봉된다. 그리고 추석 연휴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싸움의 승자는 10월 초 신작들의 도전을 받아 방어전을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그것도 추석 시즌에 살아남아야 방어전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협상
협상

그렇다면, 이번 추석 시즌에 우위는 어떤 영화가 차지하게 될까. 일단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너의 결혼식'과 '상류사회'다. 여름 성수기 직후, 추석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공개돼 틈새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중이다.

본격적인 추석 시즌을 코앞에 두고 전장에 뛰어드는 신작은 '물괴'다. 김명민-김혜리-김인권-최우식-박성웅 등의 배우들이 캐스팅된 영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괴수 영화로 최근 보기 드물었던 스타일의 어드벤처 대작 사극이다. '성난 변호사' '카운트다운' 등 흥행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영화들을 연출한 허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전작에 비해 일단 언론시사회에 공개된 후 완성도와 재미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다만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어 실제 흥행성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12일을 기점으로 스크린에 걸린다.

안시성
안시성

# 19일, '안시성' '명당' '협상' 동시개봉

이어 19일(수)에는 '안시성'과 '명당' '협상'이 한꺼번에 관객 앞에 선다. 해당 주간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노린 전략이다. 먼저, '안시성'은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가공한 팩션이다. 1,400여 년 전 당나라 대군에 맞서 고구려를 방어한 안시성 전투를 보여준다. 톱스타 조인성이 안시성주 양만춘 역을 맡았다. 역사에 남아있는 인물의 스토리를 가져왔지만 영화적 재미를 위해 상당 부분 가공해 극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각본 상 블록버스터 영화의 클리셰들이 꽤 등장하는데 결국 어떤 방식으로 묘사됐는지가 관건이다. 남주혁과 박성웅, 배성우 등이 동반출연하며 '내 깡패 같은 애인' '찌라시: 위험한 소문'을 만든 김광식 감독이 연출했다.

안시성
안시성

같은 날 개봉되는 '명당'도 추석 연휴 시즌에 꽤나 잘 어울릴만한 영화다. '관상' '궁합'에 이어지는 이른바 '역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조승우와 지성이 주연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현재 조승우는 JTBC 월화극 '라이프'에, 지성이 tvN 수목극 '아는 와이프'에 각각 출연하며 호평을 끌어내고 있는 중인데다 두 배우의 조합 자체가 처음이라 이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의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한 편의 19일 개봉작 '협상'은 손예진과 현빈이 남녀주인공으로 투입돼 시선을 모은다. 인질범과 협상가의 치열한 머리싸움을 보여주는 영화다. 손예진이 협상가로, 현빈이 인질극을 벌이는 무기 밀매업자로 등장한다. 신예 이종석 감독이 연출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수)에는 마동석 주연작 '원더풀 고스트'가 관객 앞으로 나온다. 남 일에 관심 없던 유도 관장의 앞에 의욕 넘치던 경찰 출신 유령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지난해 추석 시즌에 적은 예산으로 블록버스터급 경쟁작 '남한산성'을 눌러버린 '범죄도시'의 마동석 영화라 이번에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 10월부터 추석 시즌 2라운드 돌입

신작들의 입장에서 올 추석 시즌은 최종 우승을 가리는 결승 무대 진출을 위한 본선 라운드로 인식될 듯하다. 10월에 들어가자마자 쟁쟁한 경쟁작들이 나타나는 등 대진운이 좋지 않아 결과적으로 추석 시즌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충분한 양의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10월로 들어서면 개천절인 3일에 디즈니의 실사합성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가 스크린에 걸린다. 국내에도 폭넓은 연령층에 탄탄한 팬 층을 형성하고 있는 캐릭터인데다 가족영화로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추석 연휴에 개봉돼 열기를 이어가고 싶은 작품들의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명확하게 개봉일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창궐' '암수살인'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도 10월 중 개봉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추석 시즌에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라 롱런을 노리는 영화들은 10월로 들어와 이 두 편의 도전을 받아야 한다.

'창궐'은 장동건과 현빈이 주연을 맡은 영화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액션극이다. 악귀와의 한판 승부를 그린다. 9월 19일 개봉작 '협상'에 현빈이 주연으로 나선 만큼 '주연배우 겹침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창궐'이 조금 더 뒤로 개봉일을 잡게 될 확률이 없지 않다. '마이 리틀 히어로' '공조'를 만든 김성훈 감독이 연출자로 들어왔다.

'암수살인'은 김윤석과 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작품. 제목 그대로 아예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의 수사과정을 보여준다. '봄, 눈'의 김태균 감독이 연출했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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