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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이제 우리는 놀아야 할 때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연극은 영어로 'Play'.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영어로 쓸 때에 'Theatre'를 사용하거나 'Drama'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연극을 'Play'라고 불러야 할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Theatre는 고대 그리스의 무대에서 객석을 뜻하는 Theatron이 어원이기 때문에 Theatre를 연극이라고 부르기에는 타당성이 부족하다. Theatre는 극장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둘째, Drama는 문학적 형태로 분류하자면 총체적인 연극을 다 담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연극의 형태는 다양함으로 문학적 형태를 보이지 않는 연극이 많기 때문이다. 셋째, 연극의 발단은 기록상으로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제의와 놀이의 형태로 시작됐다. 이런 이유는 나는 연극을 'Play'로 해석한다.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연극은 놀이의 성향이 다분하다. 가끔 강단에 서게 되면, 학생들에게 연극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연극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극은 문학적이며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그저 논다'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금기시 되어왔기 때문이리라 여겨진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에는 '욜로족'(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현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만큼 '노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반대편에선 미래를 위해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조소와 야유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회가 경직되어 있다는 반증이며, 이 속에서도 경직된 문화에서 벗어나고픈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무미건조한 사회는 연극에서도 보여 진다. 특히나 배우들에게서 많이 보여지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행위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하지 못하는 것이다.

Play 안의 Player는 바로 Actor(배우). Act는 '행동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행동하지 못하는 Actor들이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를 주변의 시선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것. 연출가 혹은 작가들의 힘이 너무 강해서 배우들의 행동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 연기 테크닉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인들도 인생이라는 Play 안의 Player 즉, 배우다. 하지만 연극에서 배우가 행동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사회라는 무대에서 맘껏 놀지 못하고 있다. 노동에도 자신만의 '놀이' 혹은 '여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을 강요하고 '놀이'에는 비뚤어진 시각을 보내기가 일쑤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놀이 테크닉을 잊어버리고, '놀지 못하는' 성인들이 생겨난다. 그 결과는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사회다. 자! 우리는 놀아야 한다. 예전의 유명한 광고가 있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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