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5월 국내 첫 감염환자를 낳고 3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재발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 가능성이 높은 '밀접 접촉자'가 전국에서 22명 확인됐고, 대구경북에서도 감염 노출이 의심되는 '일상 접촉자'가 5명 나와 보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차 출장 갔다가 지난 7일 귀국한 서울 거주 A(61) 씨가 8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항공기, 환자 방문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A씨와 접촉한 자를 파악하고 있다. 환자와 같은 시공간에서 가까이 접촉해 감염 가능성이 높은 가족, 승무원, 공항 직원, 탑승객, 의료진 등 '밀접 접촉자' 22명이 우선 확인돼 자택에 격리조치됐다.
대구경북에서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감염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일상 접촉자'가 각각 4명(내국인 3명, 외국인 1명), 1명(내국인) 확인됐다. 대구시·경북도 보건당국은 각 일상 접촉자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감염병위기대응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대책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통상 메르스 잠복기가 2~14일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2주가 메르스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 내 접촉자들의 감염과 전염만 막는다면 확진 환자의 병세 악화를 막고 완치를 돕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반대로 확진 환자와 접촉자를 통한 2차 감염을 막지 못하면 2015년 '메르스 창궐' 사태가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메르스 환자가 처음 나온 2015년 당시 환자와 병원, 정부 보건당국의 미흡한 대처로 190일 동안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했다. 국민들이 외출을 꺼렸고 외국인도 국내 관광을 기피하면서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힌 바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정부 방역당국이 환자 확진 직후 바로 격리 조치하고, 직접 접촉자 검사도 실시하는 등 신속 대응에 나서 대규모 환자 발생 가능성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 보건당국도 접촉자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메르스 음압병상을 둔 지역 대학병원 등과 연계해 확진자 발생에 대비할 방침이다.
백윤자(대구시 보건복지국장) 대구시방역대책반장은 "감염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일상접촉자에게도 밀접접촉자에 준하는 강력한 관리체계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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