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넘게 DGB대구은행 행장이 공석인 가운데 차기 행장 선임과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내부 기류가 급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는 행장 추천권 조정과 사외이사제 개편 등 지주 권한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측은 박명흠 행장 직무대행(부행장)에 대해 아들 부정채용 의혹에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최근 용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은 지난달 31일 박 부행장 아들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서울 DGB캐피탈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금융지주는 특히 박 부행장 아들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별도로 은행 이사회가 나서서 진위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10일 대구은행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지주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의혹이 불거진 박 부행장에 대해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긴급소집해 특별검사를 벌여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조치 이전에 은행 이사회가 나서야 하고, 또 이를 요구하는 것이 지주사로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부행장은 "아들 문제는 지난 4월 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미 조사와 검증을 거쳤고, 당시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됐다"며 "행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은행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임기가 끝나는 올해 12월까지 맡은 임무를 다하겠다"고 용퇴설을 일축했다. 박 부행장은 박인규 전 행장이 사임한 뒤 지난 4월 2일부터 행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5월 행장 선임 과정에선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지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금융지주가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14일 중간 보고회가 예정된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행장 추천권을 은행 이사회가 아닌 지주 이사회가 갖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주 이사회는 김태오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어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차기 행장 선임에 김 회장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차기 행장 자리를 두고 은행 전`현직 임원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행장 선임과 은행 사외이사 개편을 통해 김태오 회장이 독자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박 부행장이 아들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게 돼 차기 은행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덩달아 전`현직 임원들의 물밑경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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