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일제가 임의로 지은 청송군 부동면 명칭, 104년 만에 지역 특성 살린 주왕산면으로 바뀌나

부동면, 1914년 도호부 동쪽에 자리한다고 편의상 지은 이름
지역 최고의 보물, 주왕산을 품은 동네로 새출발 할 듯

일제가 임의로 지은 청송군
일제가 임의로 지은 청송군 '부동면'이 104년 만에 지역 고유 특성을 살린 '주왕산면'으로 이름을 바꿔 새 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송군 제공

일제가 강점기 때 편의상 마음대로 지은 청송군 부동면 명칭이 주왕산면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청송군은 17일 "'부동면'을 '주왕산면'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엔 청송군의회에 이러한 지명변경과 관련된 안건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청송군은 조만간 부동면 주민공청회를 연 뒤 11월쯤 찬반투표로 최종 지명 변경을 결정할 계획이다.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의회가 최종 명칭 변경 조례 안건을 상정·승인한 뒤 경북도에 이 결과를 통보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청송군 부동면 명칭에는 가슴 아픈 역사가 자리하고 있다. 부동면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당시 행정구역 개편은 지역 고유 특성이나 지역민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일제가 지배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이름을 지었다. 특히 부동면은 청송도호부가 위치한 지금의 청송읍 동쪽에 자리했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이다.

부동면에 속해 있는 주왕산의 폭포 역시 고유지명을 갖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1930년대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따라 고유지명을 쓰지 못하게 명칭을 없애고 주왕산 입구에서 들어가는 순서대로 제1, 2, 3폭포로 명칭을 강제 변경했다.

이후 2013년 6월 18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주왕산 제1, 2, 3폭포를 고유지명인 용추, 절구, 용연폭포로 다시 그 이름을 찾았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부동면의 명칭을 바꾸는 사업이 추진돼 다행"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명칭 변경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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