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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건적 권위와 위선에 맞선 방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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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중은 영덕군 강구면 하저리 출신 구한말의 인물이다. 당시에는 하저리가 영해군(현재 영해면) 소속이어서 '영해 사람 방학중'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출생 연대와 사망연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의 무덤도 영덕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학중은 전국 8도를 떠돌아다니는 언변이 좋고 유머 넘치는 익살스러운 사람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영덕 사람들은 아이들이 말썽을 피우거나 곁말 잘하는 사람을 일컬어 "이 방학중 같은 놈아"라고 했다.

방학중과 관련 있는 채록된 이야기만 150여 편에 이른다. 방학중 설화는 '상전의 음식 빼앗아 먹기', '떡방아 찧는 여인을 속여 떡 훔쳐 먹기', '주인의 편지 내용을 고쳐 주인의 딸과 결혼하기', '순라꾼 속이기' 등과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야기 중에는 다소 거북하게 받아들여지는 내용도 있지만 민속학계에서는 방학중을 당시의 봉건적 권위와 위선, 도덕을 무너뜨리는 '마이너스'적인 영웅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영덕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선 임재해 안동대 교수는 "역사적 인물로서의 방학중은 빈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생을 백수로 떠돌아다녔지만,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살아온 건달이다. 전설적 인물로서의 방학중은 못하는 것이 없는 기발한 재주꾼으로서 기득권층을 골탕 먹인 영웅적 인물이다"고 했다.

또한 발표자로 나선 이강옥 영남대 교수는 "민중들이 방학중 이야기를 하거나 듣는 것은 자기들의 은밀한 욕망을 대리 충족하는 의미를 가지면서도 내면의 부끄러운 부분을 들여다보고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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