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홍준표 전 대표, 복귀보다는 자숙의 시간을 더 가져야

자유한국당이 차기 당권을 두고 꿈틀거리고 있는 가운데 몇몇 인사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모양이다. 한국당이 국민에게 ‘불신임’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정비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당권을 움켜쥐겠다고 설치는 인사들이 있다는 자체부터 꼴불견이다. 후보군 모두 구태의연한 인물 일색이지만, 그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인사는 ‘막말 대왕’으로 불리는 홍준표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미국에 두 달 남짓 체류하다가 지난달 15일 귀국했다. 본인은 내년 초에 있을 전당대회 출마를 직접 언급한 적이 없지만, 정치 복귀에 대한 암시를 여러 차례 했다. 홍 전 대표는 귀국 직후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하는가 하면,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군 사라진 국군의 날’ ‘위장 평화의 결과는 참담하다’는 둥 현실 정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 전 대표가 반드시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다. 홍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는 순간, 한국당은 자중지란에 빠지고 또다시 국민에게 조롱받는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홍 전 대표는 ‘막말’로 정치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한국당을 망하기 직전까지 몰고 간 인물임을 누구나 알고 있는데도, 복귀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는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더는 ‘막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 솔직한 심정이다.

홍 전 대표가 나서면 한국당은 정말 희망이 없다. 모처럼 전원책 변호사를 조직강화특위에 영입하고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 전 대표의 복귀는 개혁에 재를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당이 생존하려면 홍 전 대표의 복귀를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홍 전 대표는 이왕 휴식을 취하기로 작정한 김에 푹 쉬는 것이 국민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길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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