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도권-지방 간 의료 격차 해소로 억울한 죽음 없도록 해야

의료서비스가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에 집중된 탓에 비수도권과 중소도시, 농어촌에서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사망률이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났다. 치료가능한 사망자가 인구 10만 명당 서울 44.6명, 경기 46.8명인데 비해 대구 54.2명, 경북 57.86명, 충북 58.5명이나 됐다. 시군구 별로는 격차가 더 벌어져 경북 영양군이 107.8명인데 반해 서울 강남구는 29.6명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에서,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건강에 필수인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특정지역에 집중된 것은 문제다. 특히 응급 외상 심뇌혈관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중증 의료 분야에서 지역별 건강수준 격차가 심각해 개선이 시급하다.

시장 논리에 좌우되는 민간의료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의료 강화를 통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런 까닭에 정부가 내놓은 공공의료발전 종합대책은 평가할 만하다. 책임의료기관 육성을 통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강화, 적정 이송체계 마련 및 의료접근성 향상,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할 공공의료 인력 양성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죽음을 맞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모든 국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손질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추락하는 지방을 보듬고 살리는 차원에서도 지방 의료서비스 확충은 필수과제다. 어느 지역에서나 원활히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살 수 있는 환자가 억울한 죽음을 맞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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