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수시로 멈춰 서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고철'로 전락하나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2일 오후 4시간 가까이 멈춰 섰다.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도심 전체가 교통 정체로 이어졌다고 하니 참 한심하다.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사고로 사고 빈도가 잦은 데다, 복구하는 데 이런저런 이유로 오래 지체됐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이날 사고는 칠곡경대병원역 방면으로 운행하던 3182호 열차가 팔달역에서 멈춰 서면서 비롯됐다. 선로를 이어주는 부품인 ‘핑거플레이트’가 강풍에 떨어져 열차의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열차가 고장 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승객들이 높은 교각 위에서 공포에 떨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뒤따르던 3184호 열차가 멈춘 열차를 견인하려고 접근했지만, 역시 전원이 끊겨 금호강 상공 팔달교에 멈춰 섰다. 관제실은 주전원 대신에 보조전원으로 전환해 운행 재개를 시도했으나 그마저 불발됐다. 견인도 하지 못하고 보조전원도 제구실을 못 하는 바람에 복구에 무려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쯤 되면 철도 운용시스템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고의 원인이 ‘강풍’이라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바람이 세게 분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에 고장이 나면 태풍이 불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 지난 3월에는 ‘선로 결빙’, 7월에는 ‘폭우’가 운행 중단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3호선이 기후변화에 몹시 취약함을 보여준다. 아무리 11m 교각 위에서 운행한다고 하지만, 이런 대수롭지 않은 이유로 수시로 멈춘다면 ‘사고철’로 전락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점은 정비 불량 혹은 사전 점검 미비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보조전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도 찾아내야 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운용시스템을 점검하고 유지 보수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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