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2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국국학진흥원이 16세기 무렵 판본으로 추정되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발굴, 공개해 초기 고한글의 형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4일 "영천지역 영천 이씨 문중에서 기탁받은 고문서 등 36점의 자료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발굴한 '용비어천가'는 상태가 양호하고, 책의 전래 과정이 분명해 15세기 국어학이나 서지학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용비어천가'는 조선 초기 목판본으로 출간된 것으로 권3~권4의 1책으로, 전체 5책 가운데 2책에 해당된다. 책의 크기, 제책법, 판식 등이 조선 전기 판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글자체는 조선 초기에 유행한 조맹부의 송설체(松雪體)로 글씨 모양이 매우 유려한 후쇄본이다. 후쇄본이란 목판으로 책을 처음 찍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경과된 뒤 그 목판으로 다시 찍은 책을 말한다.
조선 초기 악장 문학을 대표하는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으로 쓰인 최초의 문헌으로 희귀본 중의 희귀본이다. 최초의 초간본은 1447년(세종 29) 5월에 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인지(鄭麟趾)·안지(安止)·권제(權踶) 등이 짓고, 성삼문(成三問)·박팽년(朴彭年)·이개(李塏) 등이 주석을 달았다.

한국국학진흥원 소장본은 초간본의 후쇄본이지만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인쇄 상태도 매우 뛰어나 국가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용비어천가' 판본이 부분적으로 훼손돼 있는 반면, 한국국학진흥원 소장본은 훼손된 부분이 없는 온전한 상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한글날을 맞아 이번에 공개한 '용비어천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신청할 예정이다. 김순석 수석연구위원은 "용비어천가는 초기 고한글의 형태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국적 없는 우리말 사용이 범람하고 있는 요즘, 우리 고유의 문자를 계발하고 지키고자 노력한 선현들의 노력을 되새겨 보는데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용비어천가'는 목조에서 태조, 태종에 이르는 6대의 사적(事跡)과 중국 역대 제왕의 사적을 대구(對句)로 읊은 노래에 주석을 붙여 1447년에 10권 5책의 목판본으로 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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