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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황, 대구 경제도 멍든다

구미산단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단 조성 50여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란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산단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단 조성 50여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란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한때 내륙 최대 수출도시였던 구미 경제가 외환위기(1997년)와 글로벌금융위기(2008년)때와 같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그 여파가 대구 경제에까지 미치고 있다.

대구에는 구미 대기업의 중소 협력업체가 많은데다 구미업체에 근무하는 통근 대구시민들도 상당수여서 구미의 경제추락이 대구의 경제파이를 쪼그라들게 하는 연관경제권이기 때문이다.

구미지역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상당수 대구 하청업체들은 중간재 생산업체이다보니 대기업의 경기변화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오락가락할 정도다.

구미 LG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을 납품해왔던 대구 성서공단 A사는 2년 전부터 LG의 경영상황 변화에 따라 부품 거래처를 경기도 파주 공장으로 바꿨다.

구미의 한 금속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전창윤(34) 씨는 "경기 불황으로 올들어 회사 매출이 10% 이상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다보니 지난달까지 퇴사한 직원만 6명인데 이 중 3명이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구미 경제 불황은 대구 소비지출에도 타격을 준다. 구미시와 대구경북연구원 등의 추정에 따르면 구미로 출퇴근하는 대구 시민들이 적어도 5만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기준 대구-구미 출퇴근 통근량이 3만1천457대로 집계된 만큼 버스 통근 인원 및 카풀 이용객, 기차 통근객 등을 합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25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꼴찌 수준인 대구가 상대적으로 소비지출이 높은 것은 대구지역 외의 근로·재산 등 개인소득 유입액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구지역 근로소득 추정 유입액은 5조4천억원으로 전국 4위권이며, 2016년 민간소비는 GRDP의 76%인 37조6천억원으로 GRDP 대비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운돈 대구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구미 경제의 침체는 대구의 생산과 소비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며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을 비롯해 구미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대구 기업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와 대구로 이어지는 대구권 전체의 공동 경제회복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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