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수년간 대구 분양시장은 수도권 메이저업체뿐 아니라 광주·전남, 부산·경남, 대전 등 외지 중견 건설사의 각축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은 정작 대구 지역주택건설업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지역 건설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수도권 메이저업체의 대구 진출이 가속화하기 시작했고, 이젠 전국 중견 건설사에게도 속수무책으로 안방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
◆전국 중견 건설사 '대구' 총집결
9월 현재 올해 대구 분양 물량은 26개 단지 1만4천524가구로 분양총액은 4조3천792억원에 달한다.
주택광고 대행사 (주)애드메이저 분석에 따르면 올해 분양물량 가운데 외지업체 몫은 22개 단지, 1만3천549 가구(93.3%)에 달한다.
또 이들 외지업체 분양 총액은 무려 4조1천204억원(94.1%)으로 개별 분양 단지당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분양총액 기준 톱3 아파트는 아이에스동서(서울 본사) 에일린의 뜰(4천362억원), 보광종합건설(광주) 수성 골드클래스(3천626억원), 현대산업개발(서울) 연경지구 아이파크(2천882억원) 등이다.
지난 수년간 호황으로 대구 분양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 대구 주택건설시장은 메이저업체뿐 아니라 전국 중견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으로 달아올랐다.
단적인 예로 올해 대구에 처음 진출한 중견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들이 넘쳐났다.
서울에 본사를 둔 아이에스동서(수성범어 에일린의 뜰 719가구), 대창기업(대구국가산단 ZOOM파크 596가구), 동부건설(범어 센트레빌 88가구)과 대전 금성백조(연경지구 예미지 711가구), 부산 동원개발(앞산 비스타 431가구), 광주 대광건영(연경지구 대광 로제비앙 580가구), 전남 보광종합건설(수성 골드클래스 588가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영무예다음(광주 영무건설) 2개 단지 1천566가구, 반도유보라(서울 반도건설) 2개 단지 1천499가구, 삼정그린코아(부산 삼정) 2개 단지 1천201가구, 힐스테이트(서울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2개 단지 917가구 등 대구 지역 복수 분양 브랜드도 잇따랐다.
대구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구 분양시장에 문을 두드린 타 지역 건설사들은 역대 최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곽 택지지구 개발뿐 아니라 일반 시행,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전국 건설사들의 한판 힘겨루기가 펼쳐졌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약진 vs 대구 실종
지난 수년간 대구 분양시장에 진출한 전국 건설사 가운데도 단연 눈에 띄는 건 광주·전남 업체다. 이들 호남 건설사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신도시 조성을 대구 진출 기회로 삼았다.
2013년 우미건설 우미린 827가구를 시작으로 호반건설 호반베르디움 770가구, 호반베르디움더클래스 887가구, 제일건설 제일풍경채더퍼스트 601가구, 제일풍경채센트럴 1천29가구, 중흥건설 중흥S-클래스 710가구 등 테크노폴리스에 입주하는 광주·전남 건설사 분양 아파트만 총 6개 단지 4천824가구에 달한다. 테크노폴리스 전체 1만6천가구의 4분의 1이 훨씬 넘는 규모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호남 건설 투자를 배경으로 급성장한 광주'전남 건설사는 테크노폴리스에 이어 대구국가산업단지, 연경지구 등 다른 외곽 신도시에도 속속 둥지를 틀고 있으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도심 분양시장까지 속속 점령하고 있다.
이에 반해 9월 현재 대구 건설업체 분양(임대, 도시형생활주택 제외) 물량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4월 연경지구 우방아이유쉘 503가구(우방) ▷6월 고산역 화성파크드림 112가구(화성산업) ▷ 8월 대구역 한라하우젠트 센텀 288가구(한라공영) ▷8월 신본리 동서프라임S 72가구(동서개발) 등 4개 단지 975가구에 불과하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IMF 이후 법정관리와 부도 등으로 기업 목숨을 유지하는 회생에만 매달려 온 대구 건설업체들이 사세 확장보다는 수성에 주력해 온 결과"라며 "이에 반해 광주·전남 업체들은 지역에서 발주된 대형 관급 공사 수주 등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뒤 최근 몇 년간 대구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