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Black) 색상의 이미지와 상징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죽음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련되고 차분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다. 또 집단이나 사회, 국가에 따라 블랙을 해석하는 코드나 의미도 다르다. 그만큼 검은 색상에서 느끼는 인상과 상징체계가 중층적이며 복합적이라는 말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긍정적인 관점도 있다. 흑자의 개념도 마찬가지인데 중세 유럽의 교회는 재정이 바닥나면 장부에 동물 피로 붉게 기록하고, 돈이 남으면 검은 잉크로 썼다. 검은색을 풍요와 행운의 의미로 본 것이다. 미국 추수감사절이 낀 11월 넷째 금요일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상인들이 연중 최대 세일에 나서면서 흑자를 기대한 데서 비롯됐다.
어둡고 침울한 색감 그대로의 이미지가 녹아 있는 사례로는 '블랙 먼데이'가 꼽힌다. 1987년 10월 19일, 뉴욕 증권시장의 대폭락을 일컫는 용어다. 당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에 22.61%나 떨어져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앞서 대공황을 촉발한 역대 두 번째의 주가 대폭락(-12.82%) 사건인 1929년 10월 28일도 '검은 월요일'이다.
그제 미국 증시가 831.83포인트나 뒷걸음을 친 '검은 수요일'의 여파로 11일 한국 증시도 급락하면서 온통 우울한 분위기다. 살얼음판 한국 경제가 이제 금융·외환시장에까지 그 충격파가 전해지면서 위기감이 높다. '10년마다 반복된다'는 경제 위기설이 예사말로 들리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블랙~' 별칭이 붙은 날이 유독 잦다. 지난 2월 5일 '7년 강세장의 끝물' 분위기가 퍼지면서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대인 1,175포인트나 떨어졌고, 사흘 뒤 2월 8일에도 1,032포인트 폭락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발 빠른 대응이 필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닥쳐오는 위기를 재빨리 감지하고 든든한 방패를 준비 중이라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래저래 가진 것 없는 서민만 또 거친 파도에 휩쓸려 고통받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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