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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투병 중인 장연희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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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건강보험 비급여 표적치료제로 치료비 눈덩이
부모 떠나고 곁에서 도와주던 큰아버지도 사정 어려워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장연희(가명·18) 양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고가의 표적치료제를 써야한다. 내년 1월까지 더 들어갈 치료비만 3천만원이 넘지만 어머니는 18년 전 연락이 끊겼고,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 의지할 곳이 없다. 곁에서 도움을 주던는큰아버지도 고령에 당뇨까지 겹쳐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장연희(가명·18) 양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고가의 표적치료제를 써야한다. 내년 1월까지 더 들어갈 치료비만 3천만원이 넘지만 어머니는 18년 전 연락이 끊겼고,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나 의지할 곳이 없다. 곁에서 도움을 주던는큰아버지도 고령에 당뇨까지 겹쳐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을 앓는 장연희(가명·18) 양의 머리에는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다. 올 2월부터 받아온 항암화학요법의 후유증 탓이었다. 핏기없는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장 양의 목소리와 표정은 당차고 쾌활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집을 떠나고, 아버지마저 알코올의존증에 빠지면서 일찍 철이 든 탓일까. 장 양은 투정 한 번 없이 의연하게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 감기인 줄 알았는데…청천벽력같은 병마

장 양은 올해 초 감기 증상이 잘 낫지 않아 찾아간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힘든 항암치료 중에도 "괜찮다"는 말을 잊지 않는 장 양이지만, 이 때만큼은 "기억이 안난다"고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눈물을 흘릴 틈도 없이 항암치료가 시작됐다. 흉부에 약물을 주입하는 '케모포트'를 심고 1주일간 입원해 항암제를 맞는다. 다음 한 주동안 집에서 쉰 뒤 다시 입원해 1주일간 항암제를 맞으면 항암치료 1회기가 끝난다.

장 양은 현재 5회차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다. 내년 초까지 6회차를 끝으로 항암치료를 끝내는 게 목표다.

장 양은 "메스꺼움이나 식욕 부진 등 부작용도 있고 때로는 기운이 없어 며칠간 잠들었다가 깨길 반복하는 때도 있지만 치료경과는 나쁘지 않고 조금씩 끝이 보여 힘이 난다"고 했다.

투병 중인 장 양을 곁에서 돌보는 건 큰아버지 장용수(가명·66) 씨다. 장 양의 어머니는 장 양이 생후 11개월일때 가출해 연락이 끊겼다.

이후 아버지는 술에만 의지하다가 3년 전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린 장 양을 지금까지 돌봐준 건 큰아버지 장 씨다. 장 양의 아버지가 1천만원에 가까운 치료비를 남기고 세상과 등졌을때도 뒷일을 감당해 준 것도 장 씨였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감당할 여력없어

투병 생활을 잘 이겨내고 있는 장 양이지만 치료비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표적치료제를 써야하지만, 한 번 투여할 때마다 치료비만 200만원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투여한 표적치료제가 20회가 넘고, 앞으로도 12회를 더 맞아야한다.

현재까지 쌓인 치료비만 4천500여만원. 보건소에서 3천만원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서 1천5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이미 모두 소진했다. 내년 1월 예정된 6차 항암치료가 끝날즈음이면 치료비만 3천만원 가량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 양은 기초생활수급비로 한 달에 50만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영구임대아파트 관리비와 각종 요금으로 17만원 정도를 내고 나면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하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통원치료가 필요하고 재발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영양이나 위생 등 생활 전반에 있어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당장 생계에 대한 걱정때문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장 양을 곁에서 지켜 준 큰아버지의 도움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큰아버지는 지난해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기력이 쇠했다. 천직으로 여기고 50여년간 매달렸던 구두닦이도 체력 문제로 그만둬야 했다.

큰 아버지 역시 기초생활수급비로 매달 지원받는 50만원을 제외하면 소득이 거의 없는 상태다. 장 양의 큰어머니도 10년째 당뇨병으로 투병 중이다.

"내가 아팠으면 하는 심정인데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이죠. 아직 어린 아이고 몸도 많이 힘들텐데…. 병원비 걱정이라도 덜어주고 싶지만 제 능력이 부족해 미안할 따름입니다." 큰아버지 장 씨가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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