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없는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멀어지는 창업 허브의 꿈

대구삼성창조캠퍼스가 벤처창업을 육성하고 시민 쉼터를 제공하는 등 복합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전경.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삼성창조캠퍼스가 벤처창업을 육성하고 시민 쉼터를 제공하는 등 복합공간으로 마련됐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전경.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창업 허브를 꿈꾸며 2016년 말 문을 연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담당 부처가 바뀌면서 창업을 육성하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체계가 전담 대기업인 삼성 중심에서 지역 중견기업과 대학 등으로 바뀐데다 창업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성과도 부진하다. 3면

전 정권이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이 새 정부 들어 예산과 정책적 관심에서 밀린 탓에 '삼성 없는 삼성창조캠퍼스'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탁사업을 제외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올해 예산은 50억7천만원으로 지난해 67억7천만원보다 25%나 감소했다. 특히 이 중에서 국비가 42억7천만원에서 26억7천만원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예비 창업가에게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C-Academy'를 비롯해 '청년일자리 활성화 지원'과 '원스톱지원서비스 지원' 등 국비로 진행하는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의 성과도 기대이하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5~2018년 6월) 전국 17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시제품제작 실적은 대구가 꼴찌다. 교육강연은 11위였고, 매출증가와 신규채용도 8위에 그쳤다.

기대했던 삼성의 역할도 미진하다. 삼성이 캠퍼스 조성에 900억원을 들이긴 했지만, 2015~2017년 지역센터별 전담 대기업(삼성)의 기부금에서 대구는 9위에 그쳤다. 삼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캠퍼스 내 '삼성존'도 유명무실하다. 이곳의 삼성상회와 제일모직기념관은 2년 가까이 개소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혁신센터로 파견 나온 삼성 직원도 6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삼성 관계자는 "캠퍼스 내 전시'홍보공간은 창업가 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내부 전시 콘텐츠를 보강하느라 개소식이 늦춰졌다"며 "아직 정해진 시기는 없지만 삼성의 역사를 담은 전시 준비가 마무리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창업진흥과 관계자는 "삼성은 초기에 시설 구축 역할을 했고 지금도 창업자의 멘토가 되고 있다.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바뀌면서 일부 사업비 조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키워드>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대구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부지에 문을 연지 2년이 넘은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내
대구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부지에 문을 연지 2년이 넘은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내 '삼성상회' 전시 공간은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한 채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2016년 말 대구 북구 침산동 옛 제일모직 터 9만㎡에 조성한 '창조경제단지'다. 벤처창업을 육성하고 시민 쉼터를 제공하는 등 복합공간으로 마련됐다. 캠퍼스는 벤처창업존(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문화벤처융합존, 주민생활편익존, 삼성존 등 4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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