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의 골프인문학]<14>겨울골프, 추위와 바람과의 싸움

스윙 점검, 동계훈련의 적기

잔디는 더 이상 물기를 머물지 않고 마른 낙엽빛으로 변색했고, 기온이 하강하는 것과 때맞춰 바람의 세기도 덩달아 매섭다. 겨우 푸른 색조를 부여잡고 있는 그린 위 잔디들만 겨울 골퍼들의 유일한 위안이 될 성 싶다.

이처럼 겨울 골프는 모든 골프장의 환경을 급격히 바꿔 놓고, 골퍼들의 인내심과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겨울 골프는 추위와 바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는 골퍼가 겨울 필드를 장악한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도 틀린 표현이 아닐 듯 싶다.

겨울 골프는 고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추위와 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더불어 부상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카스코
겨울 골프는 고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추위와 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더불어 부상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출처=카스코

겨울 골프를 준비하는 과정은 성수기인 봄·여름·가을 시즌과 분명한 차별성을 띠고 있다. 우선 스윙을 만들기 위한 준비성을 갖춰야 한다. 먼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실내 골프연습장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겨울철 근육의 강직은 낮은 기온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것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겨울 골프는 흔히 동계훈련의 적기라고 평가한다. 필드를 꾸준하게 드나들던 골퍼들이 비로소 자신의 스윙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한 해 동안 미뤘던 기술샷을 연마할 수 있는 시즌이기도 하다. 필드골프 대신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을 찬찬히 점검하고 단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모처럼 비거리에 대한 욕구보다 스윙의 회전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들여다보며, 임팩트 개선에 초점을 모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가끔 날씨가 좋은 날을 기다리며, 겨울 골프의 기회가 주어질 때 바람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겨울 필드의 잔디는 매우 타이트하게 지면과 밀착되어 있다. 클럽과 마른 잔디 사이의 틈새가 거의 없는 까닭에 정확한 타격감각이 요구된다. 특히 어프로치샷은 고도의 정교함을 요구한다. 여름 골프처럼 대충 휘두르면, 뒤땅성 임팩트를 양산하기 일쑤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손목을 견고하게 백스윙으로부터 다운스윙 때까지 유지하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겨울 골프의 특징을 우스갯소리로 골퍼들이 '잘해야 본전'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유연한 근육을 필요로 하는 회전력이 추위 때문에 급격히 제한되고 이에 따른 부상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칫 무리한 출전으로 부상을 당한다면, 본격적인 골프시즌을 망치는 것은 물론 이 때문에 혹여 오랫동안 골프장애를 겪어야 하는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 겨울 골프에서 흔히 당하는 엘보(팔꿈치 부상)도 언 땅 위 볼을 지나치게 클럽페이스로 맞추려는 시도 때문에 빈번하게 부상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많은 골퍼들이 겨울철 해외골프를 즐기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이를 위해 만만치 않은 경비가 든다. 대다수 골퍼들은 실내 스크린골프를 즐긴다. 해외나 필드의 현지성보다, 감각적인 측면에선 다소 부족하지만 자칫 망각하기 쉬운 골프감각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데는 최적의 선택이다.

겨울철 나태해지기 쉬운 계절적 특성에 대해 오히려 자신의 골프실력을 크게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는 동계훈련 일정표를 짜는 지혜를 발휘할 시점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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