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잿빛 내년 경제 전망…죽을 지경이란 아우성 외면하는 정부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엔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6%로 전망했다.

수출이 성장을 이끄는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내년 수출 둔화 전망은 더 우려되는 대목이다. 연구원은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약 30% 성장률을 기록하며 수출을 이끈 반도체는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인 9.3%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기업들이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는데도 정부·여당은 기업 옥죄기 강도를 오히려 더 높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설비투자 등을 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가 올해 6천억원에서 3천700억원이나 줄었다. 생산성향상시설투자 세액공제도 올해 3천869억원에서 974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고 키워나가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줘 도와줄 생각을 정부여당은 아예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자영업자·빈곤층 등 곳곳에서 죽을 지경이란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소·중견기업 절반가량이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올 상반기 매출 역시 줄었다. 빈곤층 소득은 8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내수 부진,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함께 정부의 경제정책이 바뀌어야만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효과도 없는 세금 때우기 방식만 고집하고 있다.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지지층 균열을 메우는 데 세금을 펑펑 쓰고 있는 것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내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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