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영화: #로빈후드 #킹스맨
*줄거리: 돈과 권력을 앞세운 권력층으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진 시기. 전쟁에서 죽은 줄 알았던 귀족 가문의 스무살 청년 '로빈'이 나타난 뒤 부자들의 돈만 훔친다는 후드를 쓴 남자에 대한 소문이 들려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에게 막대한 현상금이 걸리지만 번번이 잡는데 실패하고 신출귀몰한 후드의 활약에 사람들도 점차 동요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 홍길동이 있다면 영국에는 로빈 후드가 있다. 탐관오리와 그에 대항하는 의적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된 분모를 보여준다. 그만큼 서민들에게 서러움을 달래주고 그들의 편에서 희망을 주는 영웅의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다.
권력층 그들 각자의 목적과 탐욕으로 치뤄진 십자군 전쟁 시기. 철부지 귀족청년'로빈 녹슬리는 '마리안'(이브 휴슨)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곧 십자군 전쟁이 벌어진 아라비아 반도 요새로 옮겨가게 된다. 정의감은 있었으나 허세로 가득했던 '로빈 녹슬리'(태런 에저튼)은 십자군 전쟁을 경험하고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십자군 전쟁은 '성전'이라는 명목일 뿐 사실은 시민들을 핍박하고 아라비아인들의 삶과 터전을 파괴하는 악한 행위였음을 깨우친 것이다. 전투가 끝난 후 십자군은 포로로 잡은 이슬람군을 고문하고, 로빈은 참혹하게 아라비아인을 죽이는 동료를 막아서려다가 처형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귀족 신분인 로빈은 상관에게 귀향을 명령받고 영국으로 송환된다. 그렇게 해서 4년 만에 돌아온 고향 노팅엄. 이곳도 많이 황폐해져있다. 로빈은 이미 전사 처리됐고, 가문의 재산은 노팅엄 주 장관(벤 멘델슨)이 모두 압류했으며 마리안은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 거기다 장기화된 전쟁으로 세금이 불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탄광으로 떠났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절망에 빠진 로빈 녹슬리에게 아라비아인 '존'이 나타난다. 존은 십자군 전쟁의 포로로 있던 중 로빈의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가지고 그를 따라 영국에 온 것이다. 존은 그를 도와 함께 싸우고, 이로써 로빈은 귀족 로빈 녹슬리에서 도적이자 서민들의 희망인 '후드'로 다시 태어난다. 그 후 노팅엄에는 후드를 쓴 채 신출귀몰하며 부자들의 돈만 훔친다는 '후드'라 불리는 남자에 대한 소문이 자자해진다. 후드에게는 막대한 현상금이 걸리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갈 뿐 그의 자취를 쫓을 길이 없다. 로빈 후드의 활약에 사람들은 환호하고 권력층은 도적 후드를 잡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주인공 '로빈' 역은 '킹스맨'으로 일약스타가 된 태런 에저튼이 맡았다. 그가 왜 이 역할로 캐스팅 되었는지는 어렵지 않게 공감된다. 이 영화에서 캐스팅의 구도는 여러모로 '킹스맨'을 연상시킨다. '킹스맨'에서 맡았던 '에그시'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 성장하는 소년의 이미지가 강하자만 곧 사람들의 희망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연기로 증명해낸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제이미 폭스와 태런 에저튼의 관계도 그렇다. 서로 티격태격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 사제호흡은 '킹스맨'의 테런 에저튼과 콜린 퍼스와의 케미를 떠올리게한다.
연출은 넷플릭스 '블랙 미러' 시즌1의 첫 번째 에피소드로 실력을 인정받은 오토 바서스트 감독이 맡았다. 로빈 후드하면 단연 활액션. 오토 바서스트 감독은 현대식 액션과 스피드로 스릴감을 끌어올리며 기존에 나왔던 로빈 후드 이야기와 차별화를 꾀했다. 압도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파워로 활이 아니라 총이 아닐까 싶을 정도며 활이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이는 세계 최고의 활 액션 전문가인 라스 앤더슨의 코치로 고대 명사수들의 연발 쏘기, 날라 쏘기, 뒤돌아 쏘기, 근접 쏘기 등의 기술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재현되었다. 1초에 3발을 쏘는 속사는 기본이고, 한 번에 4개의 화살을 날리는 다발사격, 발로 쏘는 '족사'까지 가능하다. 태런 에저튼은 이 모든 액션 연기를 대역없이 소화했고, 로빈 후드의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시키는데에 한 몫했다.

활 액션이 총 액션을 방불케 한다면, 마차 체이스 장면은 카 체이스 장면에 견주어도 된다. 카 체이스에서 느낄 수 있는 아찔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만큼 마차 추격신은 스릴감 넘친다. '벤허'나 '분노의 질주'에 비견해서 보아도 흥미로울테다.
비주얼 디렉션 역시 현대식이다. 12세기 영국 노팅엄을 배경으로 하지만, 광산이 가동되며 솟구치는 불꽃과 마차가 지나다니는 고대 도로, 등장인물들의 의상은 스팀펑크 풍으로 재해석되어 SF장르처럼 설계됐다. 쇠사슬이 달린 갑옷 대신 미국식 방탄조끼 같은 의상이 나오는데, 이는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게 어울리며 비주얼적으로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귀족들의 부와 권력을 나타내는 노팅엄의 궁전과 빈민계층의 처절함을 드러내는 탄광은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빈부격차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우선 로맨스를 넣으라고 해서 억지로 끼워넣은 듯한 '마리안'이란 캐릭터를 꼽을 수 있다. 수동적인 캐릭터에 급기야는 납치까지 당하고, 이건 뭐 딱 예전에 봤던 그 짜증나는 히어로 여자친구 캐릭터다. 다음은 현대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한 로빈 후드가 가벼워진 듯한 아쉬움이다. 매력적인 배우가 액션에 대한 볼거리까지 다한 듯하지만 정작 캐릭터 자체에 깊이가 없다.
스토리가 다소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이다처럼 통쾌한 스토리에 시원하고 호쾌한 액션의 오락영화로 즐기기엔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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