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가 화마에 무너진 지 2년이 됐지만 상인들의 시름은 여전하다. 불에 탄 4지구 건물의 재건축 착공에만 최소 3년이 걸리는데다, 대체 상가는 피해 상인 중 절반 가량만 남아있을만큼 영업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재건축 착공에만 3년 걸릴 듯
화재 발생 2주기를 맞은 30일 오후, 서문시장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모처럼 풀린 날씨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각 지구 출입구 옆에는 소화기나 양동이가 비치돼 있었다. 언제든지 손쉽게 쓸 수 있도록 소화기를 벽면에 비치한 점포도 눈에 띄었다.
대형 소화전들도 새로 설치됐다. 시장 내부의 소방통로도 별다른 장애물없이 비워진 상태였다. 4지구 건물이 있던 자리는 여전히 초록색 가림막이 둘러쳐져 있었다.
불 타 사라진 4지구 건물의 재건축은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청 등에 따르면 4지구 내 소유주 852명은 오는 4일 재건축을 위한 총회를 열고 설계업체와 법무법인을 선정한다. 앞서 지난 9월 14일 서문시장 4지구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총회를 열고, 정비업체를 선정하는 등 재건축 추진을 본격화했다.
◆4차례 소유주 동의 등 해결과제 산적
4지구가 재건축에 들어가려면 착공까지 소유주들의 동의를 4차례나 더 받아야한다. 우선 설계업체를 선정한 뒤 규모와 디자인 등을 포함한 사업추진계획서를 작성하는 단계를 거쳐야한다. 이 때 상인들의 60%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후 교통여건과 건물디자인, 도시계획, 건물 규모 등에 대한 시장정비사업심의가 이뤄진다.
승인이 나면 현재 구성된 4지구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아닌 별도의 조합을 만들어야한다. 여기에도 소유주 60% 이상의 동의를 받아 야한다. 마지막으로 소유주 과반의 동의를 받아 중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취득해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사업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건축 비용부담금과 점포 위치, 신설점포 분배 등을 두고 합의가 쉽지 않다. 실제 2005년 12월 30일 불이 난 2지구의 경우 5년 가까이 흐른 2010년 8월 24일에야 착공했다.
사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추정분담금을 산정 중이고, 위치는 원래 있던 곳으로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상인들의 고통은 진행형
피해 상인들은 4지구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많다. 인근에 마련된 대체상가(베네시움)에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 상인 572명 중 지금까지 영업 중인 상인은 250여명에 불과하다.
베네시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신모(66) 씨는 "지금은 임대료가 없어 장사가 안돼도 버티고 있지만 2년 6개월 무상 영업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될 지 몰라 불안하다"며 "4지구가 하루 속히 재건축돼 마음 편히 장사하고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상인 김모(48) 씨는 "재건축이 늦어지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먹고 살자고 장사하는 건데 자기 이익만 너무 내세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복잡한 절차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장 재건축은 아무리 빠르게 진행해도 착공까지 3~4년 정도 걸린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상인들이 마음을 한데 모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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