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말로써 살고, 말로써 생활하고, 말로써 죽는다. 우리는 말이고 말이 우리이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며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인격을 형성하며 인격은 운명을 결정한다.
사랑도 배우는 것이며 공포도 배우는 것이며 편견도 배우는 것이며 미움도 배우는 것이며 존경도 배우는 것이며 친절도 배우는 것이며 예의도 배우는 것이다. 이 모두를 말로써 배우고 습득한다. 말로 정서와 사고를 표현하는데 이미 두 살 정도의 나이에 언어 습득 과정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때 배운 어휘들은 그 사람의 세계를 구성하며 남은 일생 이 말을 사용하게 되고 이 말이 습관이 되고 그런 것들이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말을 배울 때 선생님도 없고 교사도 없으며 단지 부단히 청취하고 기억, 분석, 비교를 통해 마침내 모든 단어의 의미를 부여한다.
두 살이면 보통 간단한 말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데 그다지 틀리는 데도 없다. 그들은 부모의 말을 많이 듣는다. 부모의 말이 상스러우면 상스러운 대로 받아들인다.
이런 과정에서 자란 아이는 이것을 당연한 것, 매우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 그것이 습관화됨으로써 영영 자기의 것이 되어 버린다. 부모가 하는 말이 그들에게도 습관이 되는 것이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다. 말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마음을 잘 다스린다. 말에서 자신을 다스린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부가 혼란되어 있다는 증거이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며 어느 하나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쁜 말은 화(禍)로 돌아온다. 내가 누군가에게 뱉은 말은 평생 나를 따라다니고 자신을 끊임없이 옭아매기도 한다.
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 말에 사랑과 진실, 정의가 담겨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말의 빈곤은 지식의 빈곤, 경험의 빈곤, 감정의 빈곤을 의미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양분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좋은 말은 자양분이 되고 상스러운 말은 독소가 된다.
케네디를 케네디로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말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톨스토이, 공자 같은 성인도 말을 잘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이 전파되고 계승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특별히 유의할 일이 있다. 정치인의 말이다. 그들의 말이 사회와 국가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다. 정치인이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사회에 해독을 끼치는 경우는 실로 헤아릴 수 없다. 근래에도 몇몇 정치인들이 상스럽고 저질적인 언행으로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가 하면 정치 불신을 가져오게도 하였다.
정치인이 말을 함부로 하면 사회와 국가는 분열되어 싸움판이 된다. 세계사에서도 보았듯이 전쟁까지도 치르게 된다. 정치인이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함은 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정치인은 국민의 공감을 만들어 내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공감은 국민들을 통합시키고 합일시킨다. 이를 국민동원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력의 주요한 한 부분이다. 21세기를 공감의 시대라고 일컫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좋은 사회, 좋은 국가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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