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의 기적'은 지난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유래됐다. 정원사, 사무원, 가게 종업원 등으로 구성된 4부리그 칼레FC가 준우승을 차지한 '사건'이었다. 기업구단에 비해 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시민구단 대구FC가 8일 창단 첫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는다면 가히 '대구판 칼레의 기적'이라 부를 만하다.

◆FA컵 우승으로 K리그 새 역사 쓴다
대구는 8일 오후 1시3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와 2018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을 치른다. FA컵은 아마추어팀부터 프로 최상위 리그인 K리그1 클럽까지 모두 참가, 한국 축구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다. 특히 이 경기는 내년에 새 전용구장인 '포레스트 아레나'(대구 북구 고성로·1만 2천석)로 둥지를 옮기는 대구의 대구스타디움 고별전이기도 하다.
대구는 앞서 5일 울산 원정경기로 열린 1차전에서 세징야, 에드가의 골이 이어지면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2년 동안 맞대결에서 당한 6전 전패 수모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대구는 원정 골을 2배로 계산하는 FA컵 규정에 따라 2차전에서 0대1로 패해도 우승할 수 있다.
◆8월부터 놀라운 상승세…정규리그 7위
구단은 물론 K리그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마친 대구이지만 올 여름만 하더라도 K리그2(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대구는 7월29일 안방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1대3으로 패배, 최하위(12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대구의 기가 막힌 반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8월 5일 강원전을 시작으로 3연승을 내달린 대구는 8월 4승 2패, 9월 3승 1무 1패, 10월 2승 1패, 11·12월 2승 2무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까지 단 2승에 그쳤던 대구는 덕분에 일찌감치 2년 연속 K리그1 잔류를 확정하고서 FA컵 정상 도전 준비에 나설 수 있었다.

◆용병 교체, 신예들의 성장, 구단·팬의 뒷바라지 '삼위일체'
대구의 경기력이 확 달라진 것은 우선 외국인 용병 교체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5일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에드가를 비롯해 츠바사, 조제 등이 후반기에 투입돼 활력을 불어넣었다. 브라질 출신으로 태국, 카타르리그 경험도 있는 에드가(득점 11위)는 도움 1위 세징야와 함께 대구의 득점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정승원과 함께 '대승 라인'을 이룬 김대원 등 젊은 선수들의 폭풍 성장, '대헤아' 조현우의 복귀도 한몫했다. 물론 안드레 감독, 조광래 대표 등 스태프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전국 유일무이한 시민 후원모임 '엔젤클럽' 회원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빼놓을 수 없다.
◆결승 2차전 승리 열쇠는 날카로운 역습
일단 기선 제압에 성공한 대구는 2차전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1차전에서 보여준 단단한 수비와 발 빠른 역습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안드레 감독은 1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90분이 남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 다음 경기도 심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멀티골 사냥으로 역전극을 노린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수비가 승패를 가를 변수라고 꼽는다. 총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울산의 빈 틈을 대구가 얼마나 날카롭게 파고드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국가대표 수문장인 조현우는 "FA컵 결승전 상대가 울산으로 확정되는 날부터 역습만 갈고 닦았다"며 "우리는 울산 수비가 언제 어떻게 빈 틈이 드러나는지 전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차전 경기 티켓은 8일 대구스타디움 매표소 또는 경기 전 티켓링크(http://www.ticketlink.co.kr)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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