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가리켜 크라크 인디언들은 침묵하는 달이라 했고, 퐁카족은 무소유의 달이라고 했습니다. 첫 눈발이 땅에 닿고 나무껍질이 갈라지는 12월은 차라리 아무 욕심도 부려서는 안 되는 계절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경상북도교육청도 사랑의 온도를 높이는 나눔 캠페인에 참가했고 저도 개인적으로 나눔 리더가 되고자 다짐도 했습니다. 따뜻함이 필요한 곳에 온기와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랑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향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난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해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맹자 '이루편'(離婁編)에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이해하라는 뜻입니다. 아직도 어리디어린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고 있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주변 어른들의 절박함과 애잔함을 먼저 헤아려 보아야 합니다.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용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상북도교육청이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2001년 5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난치병 학생 돕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경북 도내 2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심장병, 백혈병, 혈우병 등 여러 종류의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생활이 어려워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런 학생들을 돕기 위해 경주 황성공원에서 '난치병 어린이 돕기 발대식과 사랑의 걷기'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도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약 183억원의 기금이 모금되어 1천246명의 난치병 학생들에게 100억원가량의 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116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완치되었고, 2006년에는 난치병 학생 돕기 사업을 통해 학생 보건 향상에 기여한 공으로 대통령 단체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 사랑의 실천은 계속될 것이며, 난치병을 극복하고 완치한 학생들의 이야기와 옆에서 지켜주고 돌봐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 등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힘들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즐겁게 공부하고 내일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경북도교육청도 교육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형식적 평등보다 실질적 평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당하게 경쟁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평등(Equality)보다 교육 출발선의 공평(Equity)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따뜻한 경북 교육'의 핵심입니다.
세상은 차갑지 않습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지난 11월에 포항의 고등학생 3명이 쓰러진 60대 어르신을 병원으로 모시고 가 병원비까지 계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있어 행복한 세상이 됩니다. 그런 사람이 있어 더욱 살 만한 세상이길 다시 한 번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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