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종업계 간 기술협력을 통한 신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융복합 기술에 대응하고, 지역 중소기업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시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센터(이하 ETRI 대경센터)가 적극 협력해 미래 기술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TRI 대경센터는 지역 ICT 분야 유일한 R&D 전문 연구기관으로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자동차와 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ICT 융합 기술을 지원한다. 지역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현장밀착형 기술 지원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 기업이 기술개발 과정에서 직면하는 애로사항을 해당 분야 IT전문 인력 매칭을 통해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애로기술 지원, 중소기업과 ETRI 부서간 1:1 매칭을 통한 기업별 맞춤형 기술·인력·인프라 등 상시·밀착 지원이 가능한 E-패밀리 기업 지원(ETRI 회원기업) 등을 통해 피부로 느낄수 있는 현장 맞춤형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ICT융복합을 통해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바꿔놓을 신기술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의료ICT 융합 스마트 약상자
ETRI의 지원으로 지역기업인 ㈜제윤메디컬이 개발한 '스마트 약상자'는 환자의 약 복용 여부를 지역 보건소 등에 자동으로 알려주고 장기간 약을 먹지 않으면 경보음을 울려주는 똑똑한 약상자다. 이 제품에는 사용자 인증 기술, 복약 여부를 확인하는 복약 동작인식 기술,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복약전과 복약중에 환자가 얼마나 처방에 맞게 복용하는지를 예측하는 서비스 등의 기술이 포함돼 있다.
ETRI의 지원으로 개발한 스마트 약상자는 세계 최초로 모로코 결핵퇴치 사업에서 서비스 중이다. 결핵약의 경우 하루 한알씩 꼭 복용해야 하지만 깜빡 잊는 환자들이 상당수다. ETRI와 제윤메디컬은 지난 4년 동안 모로코에 2천여대의 스마트 약상자를 보급해, 수도권 6개 지역 결핵 완치율을 70%에서 98%로 끌어올렸다.
이 기술은 앞으로 치매 독거노인, 경도인지장애 노인 등 복약관리 집중 대상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되는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환자상태 감시시스템
환자의 생체 신호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거나, 병동 및 치료실에서 의학적 조치를 취하는 동안 환자의 상태 변화를 측정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의료진이 24시간 환자를 관찰하지 않아도 장비가 이를 대신해 주는 장점이 있다. 이 환자감시장치는 ㈜메디피아이앤씨, ㈜트라이벨랩과 공동으로 개발 완료해 사업화 중이다.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도, 혈압, 체온, 모션 등을 동시에 측정 가능한 장비를 비롯해, 몸에 붙이는 웨어러블 심전계, 휴대용 바이탈 사인 모니터 등의 제품을 개발해 대구 달성군과 경북 봉화군, 대구시 각 구청 보건소에 보급해 노인 대상으로 심장질환 검사에 활용하고 있다. 또 동물병원 등으로도 판매가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독거 노인, 치매 환자 관리를 위한 대구시 시범사업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지능형 다중객체 인식 및 이벤트 감지·검색 기술
최근 CCTV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카메라를 관제하기 위한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관제 인력의 피로도 증가로 인해 주요 범죄나 사고 등이 누락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람은 22분 이상 연속으로 CCTV를 모니터링 하면 위험 상황에 대한 인지 확률이 5% 미만으로 급감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기술로 대체한 것이 바로 ETRI 대경센터가 보유한 지능형 다중객체 인식 및 이벤트 감지·검색 기술이다. 인공지능기반 최첨단 영상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이나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다양한 물체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상시와 다른 사고 혹은 정체, 고장 등의 사건을 따로 분류해 내는 기술을 갖췄다.
이 기술은 지난해 지역 기업인 (주)엠제이비전테크에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 해 올 9월까지 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ETRI 대경센터는 이 기술을 보완하고 보다 정교화하기 위해 북구청과 테스트베드 구축 MOU를 맺었고, 대구시 관제센터와도 연계해 실증 시험할 예정이다.
◆대구 스마트시티 스마트 교통시스템 지원
기존의 교통량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특정 일자에 주요 교차로에 사람이 직접 가서 지켜보거나, 영상을 찍어 차량 계수를 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24시간 교통량을 수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데이터 수집 비용도 매우 높았다.
ETRI 대경센터에서 개발한 '스마트 교통 시스템'은 딥러닝 영상기술에 기반해 차량을 검출하고, 분류하며, 검출된 차량을 추적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소수의 교통정보 CCTV로 촬영된 영상에서 차량 계수, 차종 분류, 대기열 추산 등 다차선 교차로의 방향별 회전교통량을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교차로의 소통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수집될 수 있어 스마트 교통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ETRI 대경센터의 차량 분류 기술은 2017년 교통량 인공지능 자동감시 기술 대회(CVPR Traffic Surveillance Workshop & Challenge) 차량 분류분야 에서 2위의 성능을 거두었으며 올해 11월에는 첨단 교통감시 대회(AVSS 2018 Challenge)에서 1위를 거두는 등 세계적으로도 그 정확도를 인정받고 있다.
◆스마트농업을 위한 전자제어식 승용이앙기 제어기술
대구지역의 종합 농기계 생산업체인 ㈜아세아텍과 함께 기존의 기계식 이앙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연구로 추진됐다. 운전자의 기계 수동조작 대신 제어기의 전자 신호를 통해 논을 움직이며 모를 심을 수 있도록 전자제어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ETRI가 개발한 전자제어 플랫폼 및 제어기 기술, 지면의 굴곡 환경에 대한 모의 실험이 가능한 시뮬레이터 기술 등이 사용된다.
ETRI는 이 기술을 ㈜아세아텍에 기술 이전해 상용화를 준비하며, 현재 제품 출시 일정을 검토 중이다. 개발된 이앙기는 이앙기 제품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 제품에 비해서 수평, 깊이 승하강 제어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규로 발매될 이앙기의 초기 3년간 예상 매출액은 17억4천만원 가량이다.
ETRI 대경센터는 이앙기의 성공적인 개발에 이어 과수원에서 농약살포용으로 사용되는 방제기에 대해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방제기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센서 및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농업 분야의 자동화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위한 오일씰 비전 검사 기술
머신비전 검사기술 산업(카메라의 비전기술을 활용한 검사기법)은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의 기초 기술이다. 제조업의 자동화와 지능화가 가속되면서 세계적으로는 약 20%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에서 다양하게 쓰여지고 있지만, 높은 비용과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서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ETRI 대경센터에서 개발한 '오일씰 비전 검사 기술'은 윤활유가 새는 것을 방지하는 고무패킹과 스프링에 대한 불량을 인력이 아닌 카메라 비전 기술을 통해 검사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인건비를 줄여준다. 오일씰은 누유를 막기 위해 고무와 철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15개의 항목에 대해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오일씰 비전 검사기술은 1.2초 안에 검사를 완료하고 분류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은 ETRI·평화오일씰공업(주)·(주)평화이엔지가 공동으로 개발해 장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증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하루에 8시간씩 검사하는 인력을 대신해 7만2천개의 제품을 자동으로 검사하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함으로써 관련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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