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갤러리 김진영 초대전

김진영 작
김진영 작 '우하동백'

하얀 눈밭을 배경으로 붉디붉은 동백꽃 한 송이와 마주보고 있는 파란 이파리가 마치 헤어지는 연인들처럼 애처롭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꽃과 잎을 통해 사랑하는 두 연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드는 화면의 특이성이 멋스럽다.

봄갤러리는 26일(수)까지 김진영 초대전을 열고 있다. 김진영은 '화몽유영'(花夢遊泳)이라는 주제를 이어오면서 회화의 재료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로 다양한 표현을 해왔다. 이번 '동백유희'전은 작가의 7번째 개인전이며 하얀 설원에 핀 붉은 동백꽃의 시적인 표현이 보는 이의 감성을 찌른다.

몽유는 비일상적 시공간을 드나드는 일로 그 일이 끝나면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몽유의 특성이다. 작가의 몽유는 꽃에서 출발하며 그 꽃은 장자의 호접몽에 유비된다. 하지만 작가는 꽃의 피상적 묘사에 멈추지 않고 내면적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을 중시하고 있다. 화면 좌우와 위아래로 배치한 동백꽃과 푸른 이파리의 간극에서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끓는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이와 같다.

더불어 마티에르 효과를 위해 자개를 사용한 작품도 있다. 화면에 질감을 드러냄으로 생명과 빛을 이야기하려는 작가의 의도이다. 자개가루를 뿌리고 물감으로 덮고 다시 닦아내는 부단한 작업을 통해 은은하게 천연의 빛을 담아내는 미묘한 미적 효과가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유영(遊泳)의 효과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문의 053)622-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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