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이재규(사진) 본부장이 20여 년 동안 마약퇴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해 온 경험들과 생각들을 정리한 역작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 마약류대책협의회 민간위원(국무총리 훈령 제696호)로도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는 내년 2월 본부장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제목인 '따라꾸미'는 실제와 망상이 혼합된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경희 이사장은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중독자가 회복자로, 회복자가 배우로 나오는 뮤지컬 '미션'(대구지부에서 제작)을 보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도 치료재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세계복음화전도협회 이사장 류광수 목사도 "이재규 본부장과 뮤지컬 '미션' 팀을 보면서,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돕고, 기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의 글을 썼다.

이 책은 먼저 약사이자 마약퇴치를 위해 20여 년을 일한 이재규 본부장를 조명한다. 자그마한 동네의 한 약사였던 지은이는 어느 날 새벽 무렵 트럭 밑에서 만난 한 마약중독자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이후 마약퇴치에 온 열정과 헌신을 쏟고 있다. 이 책은 20여 년 동안 만난 마약중독자들과 그 가족들을 만나면서 경험했던 오해와 진실에 대해 기록으로 담아냈다.
이달 초에 약사 및 마약퇴치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재규 약사와 함께 하는 회복의 여정, 북콘서트'도 열었다. 이날 북콘서트에서 지은이는 '따라꾸미'와 관련 집필 이유와 목적을 설명한 후에 올해 5월에 공연한 뮤지컬 '각인'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노래, 역대 본부장들의 활동사진이 편집된 영상을 상영했다.
지은이는 마약중독자와 가까이서 밥도 먹고, 목욕탕도 같이 가는 등 직접 경험을 하면서 선입견도 많이 바뀌었다. 그는 "편견이 가득한 우리 사회가 좀 바뀌고 변화해서, 마약중독자들이 병원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출판이유도 마약중독자를 바라본 20년의 경험을 가지고,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는 것은 사회에 빚을 지는 것이라는 부담 때문이었다. 북콘서트에서 KBS 구수환 PD는 이 책의 말미에 나오는 한 마약중독자의 편지내용 중 "우리는 마약문제 이전에 이미 내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서평을 진행했다.
이 책은 첫 만남, 필로폰 중독의 의미, 마약사범, 내재된 공포(임훈 사례), 상처의 늪(김우주 사례), 따라꾸미 1·2·3·4, 감빵일기(김상우 사례), 무력감, 귀신에 홀린 사람들, 미션, 그들만의 흐름 순으로 구성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에필로그를 통해 "중독의 위험성보다 저들을 안을 수 없는 이 사회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마약중독자 치료에 우리 사회 구성원 전체의 협조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건강한 치료 공동체는 어떤 중독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없도록 면역체계가 될 수 있다.
마약회복자들이 쓴 편지의 마지막 구절을 소개한다. "우리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회복자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회복자입니다." 270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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