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대권 잠룡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오르기로 하자, 당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애초 대권 도전에 직행할 것으로 보였던 황 전 총리가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자, 여당은 물론 당내 경쟁자로부터도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실 정치 역량을 입증하며 대권가도를 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15일 한국당 입당식을 한다. 그는 이어지는 기자간담회에서 당권 도전 의사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7일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이라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내에서는 황 전 총리 행보에 우려가 나온다. 홍준표 전 대표는 14일 "황 전 총리는 검사 시절 옆방에서 같이 일한 적이 있는데 착하고 순한 분이지만 정치권은 아수라장이다. 하우스 안 온실 속 화초는 비닐이 벗겨지는 순간 얼어 죽는 게 자명하다"며 회의적 입장을 비쳤다.
당권 주자들도 황 전 총리가 박근혜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등 요직을 맡았는 데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던 원죄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제동을 걸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박근혜정권의 최대 수혜자인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공격당하고 탄핵소추 당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라며 "이제 간신히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 당 지지율이 회복에 접어들어 좌파 권력에 맞설만해지자 무혈입성해 보스가 되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은 느끼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정우택 의원도 "황 전 총리가 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 상대인 더불어민주당이 '도로 박근혜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확장성 면에서 우려가 크다"고 했다.
반면 황 전 총리가 당권 경쟁에 나서면 당은 물론 보수세력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보수진영에서 꾸준히 대권주자로 꼽히는 만큼 한국당 전당대회를 흥행시키고 보수진영 지지세 결집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이 활력을 되찾는다면 내년 총선을 치르기 위한 인재도 모을 수 있고, 황 전 총리가 당 대표를 맡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현실 정치 경험 부재'라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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