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입당 일주일 만인 21일 대구를 찾아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작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총동창회 회장 이·취임식 및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지금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다. 첫 행보를 대구에서 시작하면서 의미깊게 생각한다. 일 잘하는 일꾼이 되겠다. 말이 아니라 일로 보여드리겠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여성들의 활동이 부족했다. 이제는 여성들과 함께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진태 의원 등 당권 도전자들과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 윤재옥·추경호 의원, 대구 동을 조직위원장에 선임된 김규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황 전 총리는 "국민이 바라는 점을 충분히 잘 듣고 결정하겠다"며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말을 피해갔다. 하지만 이미 선거캠프 구성에 들어갔고 입당 후 첫 행보지로 대구를 선택한 것만으로도 당권 레이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는 대구상공회의소를 방문해서는 "대구 경기가 다른 지역보다도 특히 더 어렵다고 듣고 있다"며 "자유 우파가 힘을 합쳐 나라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는 보수의 성지이면서 아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점에서 '친박계'로 분류되고 있는 황 전 총리에게는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나 다름없다. 대구를 '잠재적 우군'으로 여긴 황 전 총리는 대구에서 당권 행보를 시작함으로써 이에 걸맞은 '예의'를 갖추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전 총리는 무너진 보수의 재건 방향에 대한 질문에 '통합'을 강조하며 "국제 분위기 속에서 위태로운 대한민국이다. 나눠서 이 소리 저 소리 할 상황이 아니다. 통합이 중요하다. 정부의 국정 난맥 속에서 '행복한 나라'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병역 면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검증이 다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다.
황 전 총리는 이제 막 정계로 발을 내디딘 초보인 데다 굳건한 당내의 지지세력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집중된 견제를 의식한 듯 말을 아끼고 또 아꼈다. 쏟아진 질문에 원론적인 답만 늘어놓았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뚜렷한 비전 등도 제시하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황 전 총리가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메시지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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