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립대구박물관 '여성 한복, 근대를 만나다'전

김현정 작
김현정 작 '내숭-공'

레이스 저고리와 공단 치마.
레이스 저고리와 공단 치마.

국립대구박물관이 3월 10일(일)까지 열고 있는 특별전 '여성 한복, 근대를 만나다'전은 1900년부터 1970년대까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입었던 한복과 한복에 담겨 있는 대구 여성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는 전시이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부터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 격동의 역사를 경험했고 전통의 유지와 서양문화의 수용 사이에서 시대적 갈등과 긴장감을 과제로 안고 있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 같은 시대적 상황을 여성의 복식을 통해 역사의 파노라마를 마치 패션쇼를 보듯 펼쳐놓고 있다.

100년 전 3·1운동 당시 입었던 꽃다운 여학생의 한복 교복부터 1950년대 비로드(벨벳) 치마, 1960~1970년대 레이스 저고리와 아리랑 치마저고리까지 시대를 대변하는 한복과 당시 유행을 보여주는 소품과 자료 150여 점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 한복과 개량 한복이 공존하는 요즘, 근대 여성들은 양장이 아닌 한복을 입고 활동성과 기능성의 측면에서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이런 질문과 함께 이번 전시를 둘러보는 또 다른 의미 중 하나는 전시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들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특히 프롤로그에서는 교과서에서만 소개된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보물 제527호)과 신윤복의 '여속도첩'을 관람할 수 있으며 에필로그에서는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전통과 현대의 한복을 입을 여성 그림을 비교 감상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대구 출신의 세계적 한복 디자이너 고 이영희 선생이 만든 1950~1960년대 웨딩한복을 당시 지역여성들의 결혼식 사진과 더불어 만나는 의미도 있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근대 여성, 한복의 변화를 시도하다'는 여성 한복의 변천을 1900~1920년대, 1930~1940년대, 1950~1970년대로 구분, 저고리 형태와 옷감 재질의 변화를 시기별로 보여주고 관련 소품과 유행잡지도 소개한다. 1부의 하이라이트인 '엄마의 공방'은 1950~1960년대 여성들이 한복을 직접 만들고 입던 방을 재현해 시대의 추억과 향수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

2부 '여성 한복, 근대 대구를 거닐다'는 잘 몰랐던 근대 대구 여성과 그 안에 담긴 한복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구 녀성 극장'에 마련된 무대에 한복을 입은 5명의 여성이 등장해 국채보상운동, 3·1독립만세운동 등 대구의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회상하면서 당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왕삼 안월산 박영달 배상하 도주룡 조상민 등 대구 근대 사진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3부 '대구 여성, 한복을 이야기하다'는 고 권순분 여사, 이수억, 김기준 여사의 한복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시민참여 사진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장롱 속 빛바랜 사진들은 추억을 기억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뿐 아니라 최근 주목받는 한국화가 김현정 작가의 판화 작품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대표작 '내숭 시리즈' 중 근대 여성 한복과 접점을 살린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문의 053)760-8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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