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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ES 2019 견문록, 미래의'혜안'을 얻다

백왕흠 대구시 스마트시티과장

백왕흠 대구시 스마트시티과장
백왕흠 대구시 스마트시티과장

전 세계의 국가와 도시들이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과 철학을 쏟아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전자제품박람회)는 미래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특히 매년 새해 벽두에 전시회가 개최된다는 점에서 한 해의 IT 기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가장 주목받는 전시회이다.

CES 2019 대표 기술 트렌드는 인공지능, 스마트 홈, 디지털 헬스케어, e스포츠, 복원력을 갖춘 스마트시티 등 5가지로 이 중 '스마트시티'는 자주 거론되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트렌드로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세계적이고 거대한 물결로 다가왔다.

오늘날의 국제전시회는 드론, 자동차뿐만 아니라 크루즈 선박까지도 모두 아우르는 초대형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이동수단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전시장으로 옮기려는 듯 스마트시티라는 미래의 모습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도시가 어마어마한 양의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CES는 참관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여 주인의식과 함께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2013년 처음 참가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는 전국 최초로 대구 지역 기업들이 참가하는 대구공동관을 조성하여 각국의 중소기업과 경쟁을 통해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뛰어난 분야는 세계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우리 기술들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미래형 자동차, 물, 의료, 에너지, 로봇·IoT라는 5대 신성장 산업에 스마트시티를 더한 스마트 첨단 산업도시로의 발걸음은 대구시가 나아가야 할 필연적인 방향이다.

이에 필자는 스마트시티를 테마로 한 CES 전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한껏 기대를 안고 찾았으나 그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의 실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어릴 적 공상과학만화 또는 최근의 SF영화에서 보았던 새로운 도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전시장은 교통과 통신망, 그리고 몇몇 서비스들이 전시되어 있을 뿐 상상 속의 미래도시는 전시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쯤에서 CES가 말하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스마트시티는 영화에서처럼 멋지고 으리으리한 인프라로 꾸며지기에 앞서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 통계를 통하여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민이 함께하는 그런 도시여야 한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지금 국내외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역시 보여주기식이 아닌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람과 기술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혜안'을 도시 안에 심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CES의 본거지인 라스베이거스, 스마트시티로 유명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등의 주도가 아닌 우리 대한민국, 그리고 그 속에 우리 대구시가 그러한 혜안을 바탕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개방된 서비스 구현과 ICT 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스마트도시가 구축되고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보여 줄 것과 볼 것이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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