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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통]노년이 아름다운 '미스터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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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
미스터 스마일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세월은 고장도 안 나고, 또 새해를 맞게 한다. 이산 저산 꽃이 피어 분명코 봄일 때도 있지만, 월백(月白) 설백(雪白) 천지백(天地白) 하니 모두가 백발의 벗일 때도 피치 못할 일. 인정머리 없이 덧없이 흘러가니 무정세월이 아니겠나.

그러나 세월을 비웃듯 여전히 왕성한 이들이 있다. 전설적인 하드록 밴드 AC/DC의 브라이언 존슨(70)이 새 앨범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열흘 전에 나왔다.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계속해오고 있는 그들이 앨범까지 새로 준비한다는 것이다. 밴드의 앵거스 영(61)은 지금도 20대의 그처럼 반바지를 입고 천진난만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뛰어다니고 있다. 1970, 80년대 한국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끈 그룹 '스모키'의 크리스 노먼(70)도 중장년층 관객들을 끌고 다니며 공연을 계속 하고 있고, 핑크 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76)는 66세에 '더 월 라이브'를 기획해서 3년간 투어를 하기도 했다. 식지 않는 열정들이다.

또 한 사람. 영원한 꽃미남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83). '스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등으로 숱한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배우다. 여든을 넘긴 그가 지난해 '미스터 스마일'을 찍었다. 얼굴에 주름은 있지만 여전히 따스한 눈빛에 맑은 미소가 아름답다. '미스터 스마일'은 그의 은퇴작으로 은행강도 포레스트 터커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평생 16번을 탈옥한 터커는 은행에 들어가 총 한 방 쏘지 않고, 사람도 다치게 하지 않는 품위 있는 노신사 강도다.

변호사가 그에게 "당신처럼 재주 있는 사람이라면 더 쉽게 돈을 벌수 있을텐데"라고 하자 그는 "이건 생계가 아니라 삶의 문제"라고 한다. 비록 강도짓을 하지만, 터커는 열정과 꿈, 도전을 즐기는 특이한 캐릭터다. '선댄스 키드'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 로버트 레드포드의 삶이 투영되기도 한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책 '나이 드는 것의 미덕'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무정세월만 탓할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중기 문화공간 필름통 대표 film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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