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LB와 달리 7년째 잠잠 KBO 연봉 조정신청

최근 알렉스 우드·게릿 콜·트레버 바우어 등 줄줄이 조정신청
KBO에서 선수 승소율은 5%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다수 선수가 구단을 상대로 연봉 조정 신청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자신의 연봉에 의문을 품고 정당한 권리 행사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7년째 연봉 조정 신청이 없다.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의 좌완 알렉스 우드는 구단을 상대로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LA 다저스에서 뛰며 류현진과 선발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연봉 조정이란 선수의 요구액과 구단의 제시액이 차이가 나고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중재위원회가 최종 판단을 내리는 제도다. 3명의 패널로 구성된 중재위는 절충된 금액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선수의 요구액과 구단의 제시액 중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연봉 600만달러를 받으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우드는 올 시즌 연봉으로 965만 달러를 요구했다. 하지만 새 소속팀 신시내티는 870만달러를 제시해 양측이 간극을 줄이지 못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게릿 콜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트레버 바우어도 잇따라 연봉 조정 신청에 나섰다. 지난해 15승 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콜은 올해 1천350만달러를 요청했으나 구단은 1천142만5천 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던 바우어는 2년 연속 연봉 조정 신청했다. 지난해 연봉 조정에서 승리해 625만5천달러를 받은 바우어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2.21의 성적을 거뒀다. 바우어와 구단은 올해 연봉으로 1천300만달러와 1천100만달러로 맞서고 있다.

KBO리그도 연봉 조정신청제도가 있지만 2013년부터 7년 연속 신청자가 나오지 않았다. 연봉 조정 신청이 팀에 대한 항명으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고 신청을 하더라도 '어차피 안 될 것'이란 생각에 누구 하나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야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 라이온즈 연봉 협상에서 일부 선수들이 성적에 걸맞은 연봉을 받지 못해 강한 불만을 품었다"며 "하지만 연봉 조정신청에 나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구단 제시액에 그냥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KBO리그에서는 통산 20번 연봉 조정신청이 있었다. 2002년 유지현만이 이겼고 나머지 19번은 모두 구단이 승리했다. 5%의 승소율은 선수들이 왜 울며 겨자 먹기로 연봉 계약에 사인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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