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1운동 100주년, 다시 일어나는 대구경북] 대구와 구미 평화의 소녀상

훼손 범죄 막기 위해선 공공조형물 지정 시급

대구 2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매일신문 DB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대구경북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제 치하에서 항거한 3.1운동의 정신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시도민들이 함께 기리는 상징적 상(像)이기 때문이다.

◆임시로 설치된 대구 '소녀상'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지 오는 3월 1일로 두돌을 맞는다. '평화의 소녀상은' 하루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지나가는 도심 한 가운데 설치돼 많은 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함께 기리는 상징적 장소가 됐다.

지난 21일 찾은 대구 소녀상 앞에는 한 시민이 놓고간 'KEEP CALM AND CARRY ON(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노트가 눈에 띄었다. 소녀상 옆에는 나무 모양의 조형물에 소녀상 건립을 위해 후원금을 낸 이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었고, 조형물 나뭇가지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나비가 훨훨 날아오르고 있었다.

소녀상 앞을 지나던 김경자(54) 씨는 "일본군의 만행을 후손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는 좋은 상징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의 소녀상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 비오는 날이면 우산을 씌워주고, 추운 날이면 목도리와 장갑을 둘러주고, 꽃다발을 가져다놓는 이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녀상'에 낙서를 하는 등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구 '소녀상'은 현재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 임시로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송현주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사무처장은 "소녀상 훼손 등의 범죄를 막기 위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중구청과 대구시가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보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고교생들의 제안으로 설립된 구미 '소녀상'

구미 평화의 소녀상이 지난해 3월 1일 지역 고교생들의 제안으로 구미역사 뒤 광장에 세워져 어둡고 아픈 시대의 역사와 함께 평화를 증언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구미 평화의 소녀상이 지난해 3월 1일 지역 고교생들의 제안으로 구미역사 뒤 광장에 세워져 어둡고 아픈 시대의 역사와 함께 평화를 증언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지난해 3월 1일, 대구경북 아홉 번째 ' 평화의 소녀상'이 구미에 세워졌다.

경북지역에선 군위(2015년), 포항(2015), 상주(2016), 안동(2017)에 이은 다섯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다.

구미 평화의 소녀상은 지역 고교생들의 제안으로 구미역사 뒤 광장에 제막됐다. 시민들은 싸늘한 겨울 날씨에 춥지 말라고 모자도 씌워주고 목도리도 해주며 소녀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2017년 6월 구미지역 고교생 모임인 청소년 YMCA 연합회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설립을 제안했다. 당시 강무성(구미고 3) 청소년 YMCA 영남권역 부회장은 "전쟁의 아픔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제나 기억하고,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이루기 위해 소녀상 건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생각에 구미시민 1천200여명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 모금에 동참했고, 성금 3천600여만원이 모였다.

구미 평화의 소녀상은 군위 출신 이병준 작가가 제작했다. 군위에 세워진 소녀상과 같이 대구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1) 할머니를 모티브로 했다. 작품은 소녀가 서 있는 모습으로 높이 160㎝ 청동 소재이다. 소녀상 옆에는 통나무 의자, 벗은 신발 한 켤레 조각품도 설치됐다.

최인혁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인권을 보호하고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일에 기여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소녀상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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