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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희망프로젝트] "먹는 음식에도 '보는 맛'이 중요하죠".. 빵집 '베이크화목' 운영하는 김치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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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빵집 '베이크화목'을 운영하는 김치옥(34) 씨가 대표메뉴인 '숫자타르트케익'을 소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21일 오후 대구 동구 지저동에서 빵집 '베이크화목'을 운영하는 김치옥(34) 씨는 케이크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각종 과일과 꽃으로 단장한 케이크는 동그란 원 형태의 일반 제품과 조금 달라보였다. 김 씨가 막 내놓은 케이크는 숫자 '6' 모양으로 돼 있었다. 지난 주말 결혼 6주년을 맞는 직장인 손님이 주문했다.

먹음직스러운 빵이 가득 진열된 다른 빵집과 달리 김 씨 가게에는 진열대가 없다. 빵을 미리 만들지 않고 주문 판매만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신선도 유지 목적도 있지만 막상 빵을 만들었다가 팔리지 않았을 때가 겁이 난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 10월 막 오픈했을 때에 비하면 주문량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걱정이 가시지 않아 주문 판매만 하고 있다. 자영업이 처음이라 장사가 잘 돼도 조심스럽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빵집을 차리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중학교 재학 중 제빵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학원에 다닌 시간만 10년이 넘는다. 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그랬다.

김 씨는 전공을 살리려고 떠난 3년 간의 일본 유학 시절을 떠올리며 웃었다. 디자인 배우러 가서 빵만 배우고 돌아왔다고 했다. 김 씨는 "도쿄의 유명한 제과점에서 2년 동안 일했다. 과일을 깎고 버터를 써는 일부터 시작해 빵 굽는 일까지 새롭게 배웠다"며 "어쩌다보니 디자인 공부보다 제빵에 쏟은 시간이 더 많아졌다. 언젠가는 빵집을 차리겠다는 꿈이 확고해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김 씨가 창업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부모님은 펄쩍 뛰었다. 부모님은 결혼자금으로 모으던 적금통장까지 깨가며 자영업에 뛰어들겠다는 김 씨를 이해하지 못했다. 김 씨는 결국 부모님 몰래 임차료 비싼 대로변에서 한참 떨어진 골목에 있는 가게를 월세 25만원에 얻었다. 김 씨는 "집에 있던 제빵기계가 하나 둘 사라지다보니 금방 들켰는데 이제는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신다. 지난 설에는 할머니 제사상에 직접 만든 빵도 올렸다"고 소개했다.

물론 디자인 전공도 살렸다. 수제 우유와 티그레(프랑스식 구운 과자) 등 메뉴 포장지를 손수 만들었다. 음식의 맛만큼이나 보이는 부분에도 집중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환호할 만하다. 독특한 디자인의 숫자 케이크 못지 않게 인기를 얻고 있다.

김 씨는 "의외로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자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 가게 인테리어나 제품 포장을 직접 할 수 있어 비용을 많이 절감했다"며 "당장 매출이 좀 줄어도 좋으니 즐겁게 오래 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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