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운 보이그룹이 나온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돌고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워낙에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동생 그룹'에 대한 기대감이 꽤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1월 10일 연준의 티저 영상을 시작으로 5명의 멤버 각각의 티저 영상이 공개됐고, V라이브와 유튜브를 통해 데뷔 전 준비 활동들도 각각 공개됐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때 '힙합 그룹'으로서의 정체성과 '세상의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지켜내겠다'는 강인한 메시지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TXT는 마치 천연색의 색감을 최대한 활용해 통통 튀는 청소년의 이미지를 더 강조했다. 그리고 지난 4일, 데뷔곡이 나왔으니 제목은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였다.
맨 처음에는 너무 뜬금없는 제목에 황당함과 궁금함이 함께 몰려왔다. 노래 자체는 큰 흠을 잡기 힘든 경쾌한 팝 음악이었다. 다만, 요즘 이런 결의 음악이 남자 아이돌 신에 조금 많이 보이고 있긴 했기에 '빅히트도 이렇게 시류를 따라가는 건가'라는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Mnet에서 방송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데뷔 셀레브레이션 쇼'에서 최초 공개한 무대를 보고 나서 산산이 깨졌다. TXT는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무대를 시작하기 전에 짧은 애니메이션을 하나 보여줬다. 제목 그대로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라기 시작한 소년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방황하고 겁에 질려 도망치다 날개 달린 소년을 만나 행복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무대 전에 보여준 이 이야기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TXT에게 어떤 서사를 부여했으며, 앞으로 어떤 테마로 TXT의 음악을 만들어나갈 것인지를 선언하는 것과 같다. 방탄소년단이 상처 입은 청춘에 대한 울부짖음과 이에 대한 치유 과정을 소설처럼 전개했다면, TXT는 이를 동화로 풀어나가리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일단 머리에 뿔이 났고, 이 때문에 내가 괴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자체가 매우 동화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가. 노래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이 노래를 받치는 서사가 너무 흥미롭다. 데뷔한 지 1주일도 채 안 된 신인을 바로 평가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주목할 만한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눈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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