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미세먼지, 호흡기·피부 등 통해 온몸 침투…심혈관질환 사망률↑, 정신질환도 초래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재앙 수준으로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는 심각한 건강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연구소의 '대기 질 수명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세계 인구 1인당 기대수명을 1.8년이나 갉아 먹는다. 흡연이 1.6년, 음주 및 약물중독 11개월, 에이즈는 4개월씩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가 술·담배와 에이즈보다 더 해롭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예고 없이 찾아올 미세먼지 공습. 각종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뒤섞여 독성도 더 강해졌다. 노약자나 심각한 질환자들은 하루 이틀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호흡기 통해 직접 침투…눈·피부로도 인체 퍼져

가장 먼저 미세먼지와 접촉하는 기관인 호흡기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아직 성장 중인 소아의 폐기능 성장 속도를 둔화시키고, 성인에서는 폐기능 감소 속도를 촉진시킨다. 기존에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의 폐질환을 가진 환자들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키고 입원률과 사망률을 높인다. 또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기도 염증을 유발하고 기도 과민성을 유발하며 급성기관지염, 폐렴의 감염 위험을 높이고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진다.

미세먼지에 직접 접촉하는 또 다른 기관인 눈 또한 영향을 받는다. 예민한 사람에서는 증상을 바로 경험하게 되는데 충혈, 가려움증, 건조감, 이물감 등의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피부도 직접 피해를 입는데 실제 미세먼지는 아토피성 피부염, 습진,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을 포함한 대부분의 피부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피부암(기저세포암, 편평상피암)의 위험도 높인다. 특히 소아에서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빈도는 더욱 증가하며, 기간이 길수록, 고농도에 노출될수록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심혈관질환 사망률 높이고, 정신질환도 초래

미국심장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사망률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심혈관질환이었다. 미세먼지는 깊에 침투할 수 있으므로 혈관내벽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맥박수를 높인다. 이로 인해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 뿐만 아니라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한 연구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와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농도가 높을수록 사망률은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유럽, 미국 등지의 여러 국가에서도 동일한 결과로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은 중요한 관계를 가진다.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피부암 외에도 폐암, 방광암 등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며, 암 사망률 또한 증가시킨다.

또 미세먼지에 대한 장시간 노출은 인지기능, 기억력의 저하도 초래한다. 경도인지기능장애 뿐만 아니라 심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또한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이미 치매로 진단 받은 환자에서는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인지기능 문제 뿐만 아니라 기분에도 영향을 주는데 미세먼지가 우울, 불안장애 등의 기분부전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자살률 또한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미세먼지 주의보 땐 외출 삼가고 전용 마스크 착용

공기는 우리가 있는 주변에 항상 머물고 있으므로 완벽히 미세먼지로부터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한다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시간 밖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며 격렬한 운동은 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마스크는 미세먼지 예방을 위해서는 거의 효과가 없으므로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이용해야 한다.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능력에 따라서 KF(Korea Filter) 80, KF95, KF99 등의 등급이 나누어져 있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먼지를 차단하는 능력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더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KF80 이상의 등급이면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얼굴에 밀착하도록 마스크를 착용해서 효과를 충분히 있도록 하고 심한 폐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는 마스크 착용시 더욱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마스크는 1회 사용이 원칙이며, 재사용하거나 세탁하면 호흡이 더욱 곤란해지고 미세먼지 차단 효과는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도움말 고혜진 경북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미세먼지란?

미세먼지는 대기 오염물질 중 직경이 10마이크론(㎛) 이하(PM10)의 매우 작은 먼지를 말한다. 더 작은 크기의 직경 2.5㎛ 이하는 초미세먼지(PM2.5), 그보다 작은 1㎛ 이하는 극미세먼지(PM1.0)이라고 부른다.

미세먼지가 연일 '나쁨'에서 '매우나쁨'을 나타내는 가운데,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먼지는 우리가 숨을 쉴 때 호흡기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코털, 비강 점막,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지고 배출되지만 미세먼지는 너무 작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로 들어오게 된다. 이로 인해 체내에 침투, 침착되기 쉽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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