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묘 가족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묘 숫자가 2012년 116만 마리에서 17년에는 233만여 마리까지 증가했다. 고양이를 기르는 가정이 늘어난 데는 변화하는 주거형태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크게 짖지 않고, 배식 관리도 수월한 편이다. 충성심이 강한 강아지의 주인은 견주(犬主)라고 하지만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은 고양이 집사라고 부른다. 고양이는 대접받는 반려동물이다. 함께 생활하기 수월하지만 동시에 대접을 해줘야 하는 고양이, 과연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최근 고양이를 입양해 키우는 진이(30)씨를 통해 한 발짝 들어가본다.
◆진이 씨네 호박이
▶반려묘 '호박이'와 친해지기
진이(30) 씨는 지난해 3월 반려묘 '호박이'를 입양했다. 평소 '버려지는 강아지는 잘 보이지 않는데 길고양이는 왜 이렇게 많은 걸까?' 라고 자주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동물병원을 지나는데 버려진 아이 고양이를 분양한다는 게시물이 눈에 들어왔다. 동물병원에 들어간 진이 씨는 호박이를 보고 한 눈에 자신과 닮았음을 느꼈다. 입이 짧은 호박이는 다른 고양이에 비해 너무 말라 있었고, 성격이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었다. 동물병원에서도 호박이가 버려진 충격 때문인지 눈치를 많이 보고 성격은 변덕스러워 처음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 말에 진이 씨는 호박이를 입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대로 두면 호박이가 스스로 버려진 상태라는 걸 알 테고 몸집이 더 커지면 입양할 사람도 없어질 것 같았다. 자신과 닮은 호박이를 입양해 가족처럼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고양이를 키우기위한 환경이나 먹이사료 등 간단한 공부를 해놓고 호박이를 데려왔다. 호박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무려 일주일 동안이나 진이 씨를 피해 도망가고 방구석에 숨어 지냈다. "고양이는 사람과 참 많이 닮아있어요. 경계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대를 파악하고 천천히 마음을 여는 것도 매력으로 느껴지더라고요."
호박이는 원래 성격이 변덕스럽지도 입이 짧아 깡마른 것도 아니었다.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호박이는 살도 통통하게 오르고 마치 강아지처럼 진이 씨가 퇴근하면 문 앞에 마중 나와 있었다. 으레 고양이는 이기적이고 속을 알기 힘든 동물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정을 붙이고 키우니 아이처럼 애교도 부리고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뺏길 때면 토라지기도 하는 등 감정에 솔직했다.

▶반려묘의 장단점
키우다 보니 고양이는 장점이 많았다. 일단 강아지처럼 짖지 않아 이웃들에게 소음피해를 주는 일이 없었다. 호박이는 가끔 옹알이를 하거나 애교를 부릴 때 소리를 내지만 옆집에 피해가 갈 정도의 소음은 아니었다. 최근 고양이를 키우는 1인 가정이 늘어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사단법인 한국펫사료협회가 발표한 '2017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와 생활하는 가정의 비율은 8대 2로 나타났지만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는 소형 가정에서는 그 비율이 5대 4였다. 핵가족이나 소규모 생활환경에는 반려동물로 고양이가 적합하다는 얘기다. 최근 반려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1인 가구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보였다. 특히 고양이는 자율배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강아지처럼 매 끼니를 챙겨줘야 한다거나 자주 산책을 시켜줄 필요가 없어 키우기 편했다.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장 큰 장점은 고양이는 큰 악취가 없었다. 진이 씨는 강아지를 키우는 집에 가면 풍기는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호박이를 키우면서 배변 처리만 바로 해주면 집 안에 냄새가 나는 일이 없어 좋았다.
물론 단점이 없지 않았다.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진이 씨는 매일 청소하고 환기를 해야했다. 그리고 치아 관리가 중요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양치를 꼭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려묘 '호박이'도 양치질에 거부감이 커서 훈련을 시키는데 애를 먹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기름을 칫솔에 묻혀 이빨을 닦아주기도 했고 양치질을 끝내면 맛있는 간식을 주며 훈련을 시켰다.

▶유튜브(Youtube)를 점령한 반려묘
반려묘나 애완견을 키우기 가정에서는 그 동물의 성격이나 먹이습성 등을 알아야 한다. 진이씨도 호박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위해 인터넷 서핑이나 SNS등을 통해 자료를 찾고 있다. 동물은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습성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놀이를 하거나 사료를 먹여야 한다.그래서 진이씨는 고양이 관련 영상이 많은 유튜브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유튜브 동물 채널의 주인공은 고양이가 대부분이다. 상위 10위 권 내에서 1위부터 4위까지가 고양이 관련 채널이고 이들의 구독자 수는 200만 명에 달한다. 진이 씨는 이 또한 고양이와 생활하는 연령대가 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했다. 호박이와 놀아줄 다양한 방법을 찾을 때는 '크림히어로즈'를 보고, 유기묘 소식이 궁금할 때는 '관찰남'을 구독한다. 고양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영상으로 보면 금방 이해가 되고 적용하기도 쉽다. 호박이 털을 빗겨줄 때도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영상에서 알려준 대로 처음에는 숱이 적은 빗으로 부드럽게 털을 빗겨 주고 점점 간격이 촘촘한 빗을 사용하니 호박이도 저항하지 않았다. 진이 씨는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육식을 하기 때문에 어떤 사료를 먹여야 할지 고민했지만 유튜브에는 공산품 사료부터 수제 간식 만드는 방법까지 모든 정보가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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