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42) 씨는 신학기를 맞아 대구 수성구로 이사하려다가 결국 포기했다. 살고 있는 동구 신천동의 아파트(전용면적 59㎡)가 내놓은 지 석달이 되도록 팔리지 않은 탓이다.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김 씨는 "호가를 다소 낮춰 불러도 집을 보러오는 이조차 없어 애만 태우다가 포기했다"며 "소형 아파트는 매매가 잘 된다는 것도 다 옛말"이라고 하소연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대구 주택 시장이 서서히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열기가 계속되는 청약 시장과 달리 기존 주택 시장은 매매가 크게 줄고 전·월세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와 정부 규제가 맞물리면서 매매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2천3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444건)에 비해 30.5% 감소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내림폭이 가장 크다. 올 1월에 기록한 2천902건보다도 17.5% 줄었다. 구·군별 전월 대비 감소폭은 수성구 28.9%, 동구 26.6%, 서구 21.9%, 남구 15.7% 등의 순이었다.
주택 중에서도 아파트 거래량은 내림폭이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대구 아파트 매매건수는 1천691건으로 전월(2천57건)보다 17.7% 줄었다. 이는 넉 달 전인 지난해 10월 3천641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반면 전·월세 시장은 활발하다. 지난달 대구 전·월세 거래량은 5천9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천281건)보다 11.8% 늘었다. 올해 1, 2월 전·월세 거래량은 1만1천530건으로 최근 5년 간 같은 기간 평균보다 24.1% 증가했다.
매매가 줄면서 수성구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도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29.02㎡ 아파트는 지난 1월 15억1천만원에 팔린 이후 거래가 없다.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일부 급매물은 14억원대에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지만 10억원을 웃도는 수성구의 대형 평형 아파트는 지난해 말보다 5%가량 호가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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