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경상북도 신도청 이전지 선정 작업 때 최종 후보지에서 안동·예천에 고배를 마신 곳은 상주, 영천이다.
세월이 흘러 도청 신도시 조성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얘기 중 하나는 상주의 탈락 아픔이다. 도청 이전지 선정 작업 당시 실무진들을 비롯해 도청 공무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신도시가 여전히 외딴 교통섬처럼 여겨지면서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상주의 장점은 더 부각되고 있다. 시간을 되돌려 안동·예천처럼 상주·의성이 공동 유치에 뛰어들었다면 신도청 위치도 달라졌을 것이다.
상주는 신도청뿐만 아니라 혁신도시(김천), 경마장(영천) 유치전 때도 고배를 마셨다. '2등 징크스'란 말이 나올 만했다.
때아닌 상주 타령은 인구가 10만 명 아래로 추락한 도시 위상에 안타까움이 들어서다.
상주시 인구는 지난 2월 54년 만에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가장 많았을 때 상주시 인구가 26만5천 명(1965년)이었기에 시민이 느끼는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상주는 그러나 이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이다. 1천여 시 직원들이 근조 넥타이를 매고 문상객 차림으로 근무하는 등 눈물겨운 인구 늘리기 노력에 나섰고 구체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북대 상주 캠퍼스와 고교 기숙사 학생 전입, 상주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 동참으로 지난 3월 다시 인구 10만 명을 회복했다.
앞서 상주시는 2017년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을 사벌면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조성 중인 경북농업기술원은 곶감, 양봉, 육계, 한우 생산량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농업 도시' 상주의 가치를 엄청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청사와 연구시설, 도시민 체험시설, 산학 연구기관 이전·설립을 통해 인구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이달 중 최종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축구종합센터는 상주의 새로운 희망이다. 축구종합센터는 파주에 이은 '제2의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상주시는 경주시·예천군을 비롯해 김포·여주·용인시(이상 경기), 천안시(충남), 장수군(전북) 등과 경쟁하고 있다.
국토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교통 장점과 프로축구 K리그1 상주 상무를 두고 있기에 상주시의 축구종합센터 유치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상주가 더는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지만, 축구종합센터 후보지에서 탈락하더라도 상주시는 경상북도체육회를 유치해 스포츠 인프라를 통한 도시 발전을 꾀했으면 한다.
앞으로 스포츠는 레저를 겸한 건강 지키기, 스포츠맨십을 앞세운 경쟁을 통한 욕망 분출, 타 지역과 국제 교류를 통한 문화 욕구 충족, 재활을 겸한 휴양 등 특화 산업으로 발전한다. 이런 관점에서 상주가 접근하면 스포츠 도시로 주목받을 것이다.
지난 2008년 상주가 '2010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중국 하얼빈에 대규모 사절단을 보내는 등 안간힘을 쏟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현장 취재를 하면서 비인기 종목의 작은 규모 대회에 많은 시민과 기관·단체가 나서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지역 발전을 바라는 상주시민의 간절함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황천모 시장, 김성환 체육회장 등 상주시민의 의지가 매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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