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는 성악가이자 문화기획자이며 제작자이다. 대기업의 기술연구원에서 음악을 사랑한 나머지 나의 노래를 하며 살겠다는 생각 하나로 안정된 삶보다 행복한 삶을 찾아 지금도 철없이 살아가고 있다. 내가 여기서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이 화제에서 자유롭기 때문도 아니요 그것이 잘 못되었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거론하려함도 아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들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환기의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창의적인 순수예술이라는 분야에서 특히나 음악가들은 끊임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간다. 다른 이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나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며 그 결핍에 대한 목마름으로 안간힘을 쓰며 사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현실이 가끔 서글퍼지는 때가 있다.
송인규 교수가 쓴 '세 마리 여우 길들이기'라는 책에서 그는 인류 역사상 순화되었다는 보고나 기록이 발견되지 않을 만큼 길들여지지 않는 여우에 빗대어 인간 내면에 다스리기 힘든 세 마리 여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야망, 질투, 경쟁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 속에 비교함과 질투는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평생 모차르트를 시기한 요세프 2세의 궁정 음악장인 살리에르(Antonio Salieri: F. 머레이 에브람 분)가 그럴 것이며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을 죽을 때까지 자신과 비교하며 시기한 사울 왕이 그럴 것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자신의 장점마저 결국은 잃게 되고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됨과 동시에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주의 운동가인 헬렌 켈러는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것이 주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무엇이 없는지 생각하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말한바 있다. 태어난지 19개월 만에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어버렸음에도 꿋꿋이 삶을 헤쳐나간 여인 헬렌 켈러, 혹시 내게 주어진 여건과 상황 가운데 없는 데만 마음을 두고 원망, 불평하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필자도 장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발전시켜나간 결과 내가 하고 싶은 인생의 말들을 음악에 녹여 표현하는 공연들을 제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작지만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 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고(故) 김광석의 '나의 노래' 라는 곡의 가사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이에게 시와 노래는 애닯은 양식 아무도 뵈지 않는 암흑 속에서 조그만 읊조림은 커다란 빛, 자그맣고 메마른 씨앗 속에서 내일의 결실을 바라보듯이 자그만 아이의 읊음 속에서 마음의 열매가 맺혔으면 나의 노래는 나의 힘 나의 노래는 나의 삶" 이렇게 나는 오늘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내가 잘 하는 것에 더 집중하며 나의 노래를 만들어가려 한다. 현동헌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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