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일대에서 열린 독립만세운동을 아시나요

고령 박씨 문중 봉기, 일제침략 규탄 전원 옥고를 치르기도

당시 판결문 복사본.
당시 판결문 복사본.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4.6만세운동이 올해로 꼭 100주년을 맞아 오는 6일 기념행사를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8일 열린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4.6만세운동이 올해로 꼭 100주년을 맞아 오는 6일 기념행사를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8일 열린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서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이다. 고령군 제공.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독립 만세운동'을 아십니까.

고령 우곡면 만세운동은 1919년 3·1운동 1개월여 뒤인 4월6일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던 고령 박씨 도진종중을 중심으로 일족과 가복 등이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면서 독립 만세운동을 벌인 일이다.

고령 박씨 26세 후손인 박재필(당시 35세) 선생 등이 고령 박씨 10세인 승로 조(祖) 묘지에 개사토를 지내면서 "현재 전국은 3·1운동을 시작으로 만세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니 우리도 힘을 보태자"며 시작된 것이다. 이날 밤 박재필 선생은 마을주민 100여명을 규합해 나팔을 불고 태극기를 흔들며 도진리에서 5㎞가량 떨어진 고령경찰서 개진면 지서와 인근 고령면사무소까지 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만세운동은 밤새 이어졌으며, 다음날인 7일 일본 경찰은 만세운동 확산을 우려해 마을주민을 강제로 모아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더 이상 집단행동을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박재필 박채환(당시 37세) 씨 등은 강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주민들에게 독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만세운동을 벌였으며, 이같은 만세운동은 9일까지 나흘간 계속됐다. 4.6만세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을 쟁취하자는 만세운동은 들불처럼 일어 인근 대곡리 등의 마을 청년까지 들고 일어나 대열에 합류했다.

이 사건으로 일본경찰은 경찰 수십명을 동원해 만세운동에 참여한 주동자는 물론, 마을주민 모두를 연행해 대구형무소에 수감했다.

연행된 주민 가운데 박재필, 박채환, 박기로 등 27명은 재판에 넘겨져 그해 5월 대구지법에서 징역 1년6월에서 1년형을 받는 등 옥고를 치렀다. 당시 징역형을 받은 주민 가운데 김시윤(당시 10세) 한광용(당시 18세) 등은 10대의 어린 나이였다.

박돈헌 고령 박씨 문중 총무는 "문중과 마을 주민들이 궐기한 만세운동은 일본의 침략에 대한 민족독립의 당위성에서 시작된 일"이라며 "문중의 자부심인 이 독립운동은 고령군, 나아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반드시 알려져야 한다"고 의미를 더했다.

이같은 독립만세운동의 내용을 담은 뜻깊은 행사가 100주년을 맞아 만세운동 당시 지역인 고령군 우곡면 도진리 충효관 앞에서 오는 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만세운동의 행사명은 지역의 형평성을 고려해 '고령군 독립만세운동'으로 명명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 독립군가 플레시몹과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 독립만세 재현 퍼포먼스, 거리행진이 이어진다.

고령 우곡면 도진리 4.6만세운동이 올해로 꼭 100주년을 맞아 오는 6일 기념행사를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8일 고령에서 열린
고령 우곡면 도진리 4.6만세운동이 올해로 꼭 100주년을 맞아 오는 6일 기념행사를 벌인다. 사진은 지난 2월8일 고령에서 열린 '2.8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에서 거리행진을 벌이는 장면이다. 고령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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