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데이터로 본 한 주]동영상에서 관상을 보다

동영상의 남성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진실게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잇따르는 연예계 마약스캔들

한때 여성 연예인들을 궁지로 몰아넣던 'X양 동영상'이 세간의 관심일 때가 있었다. X양들은 '몰래카메라'에 찍힌 성관계 동영상의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제목에는 이들의 이름이 붙었다.

전례가 없는 동영상 한 편이 공개됐다. 남성 이름 석 자가 제목에 박혔다. 연예인이 아니다. 남성은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고 고위직책을 맡고 있었다. 대중은 남성의 얼굴에 주목한다. 관상을 보듯 뜯어본다.

지난 주 검색량에 나타난 대중의 관심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스캔들과 관련된 고화질 동영상,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는 마약스캔들로 쏠렸다.

◆YTN이 공개한 '김학의 동영상'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으로 의심되는 동영상 등장 인물. YTN 영상 사진 캡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으로 의심되는 동영상 등장 인물. YTN 영상 사진 캡처

YTN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캔들과 관련된 고화질 동영상을 공개했다. 예전 방식대로면 '김 씨 동영상' 혹은 'K씨 동영상'이라 이름 붙여야 공평해 보인다. 동영상에 몰래 찍힌 남성은 피해자인데 왜 보호해주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영상의 존재를 사정기관이 알고 물었을 때 본인은 아니라고 항변한 탓이다. 검찰은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다.

보도와 함께 여론이 판정단의 소임을 맡았다. 집단 관음증이 아니었다. YTN이 입수해 보도한 '김학의 동영상'의 길이는 1분 3초. 사각팬티 한 장만 입은 남성이 어두운색 원피스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과 밀착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고 했다.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남성이 성관계를 시도하고 다시 노래를 부르고, 그러다 다시 또 성관계를 시도하는 영상이라고 했다.

대중은 남성의 얼굴에 집중, 또 집중했다. 화면을 보자마자 싱거운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김학의 전 차관 측의 입장은 강경하다. 동영상 속 남성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어서 감정 의뢰 없이 동일인(김학의)이라고 결론 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그룹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그룹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LA의 한 병원에서 8일 별세했다. 한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받아들여졌다. 바람 잘 날 없던 한진그룹 이슈와 70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 때문이었다. 폐 질환이라는 의료계의 난제를 피해가지 못했다. 화병이라 해도 수긍할 만큼 사망 직전까지 따라다니던 의혹과 불명예는 저승길 앞에서 떨어져 나갔다. 외려 '남북대화 열어준 평창올림픽 유치 1등 공신', '물류산업에 평생을 바친 분', '세계 항공업계 리더' 등의 상찬을 받았다.

다만 자본시장은 냉정했다. 오랜 기간 그룹을 이끌어온 총수의 사망 직후 한진칼의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 주 한진칼은 조 회장 사망 이후 75% 급등했다. 한진칼우는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전주 대비 270% 올랐다. 상속세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다. 자녀들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가 보수적으로 잡아도 1천7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수는 없을 것이니 배당을 늘려 현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진칼의 주식 가치가 높아진 이유다.

◆버닝썬 사태 이은 마약스캔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스캔들이 연예계를 강타했다. 방송인 로버트 할리,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가, 영화배우 양모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황하나의 경우 자신에게 투약을 권유한 연예인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평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다수의 연예인과 친분을 과시해온 터였다.

익명 보도는 애꿎은 피해자를 낳았다.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사람을 '연예인 A씨'로 보도해 황 씨의 옛 연인 박유천이, 영화배우 양모 씨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는 보도에 양 씨 성을 가진 배우들이 구설에 올랐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은 아니라고 강변했고 양 씨 성을 가진 배우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남양그룹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 씨의 마약 투약 혐의와 연관 있는 연예인으로 지목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남양그룹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 씨의 마약 투약 혐의와 연관 있는 연예인으로 지목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박유천은 기자회견과 다른 양상으로 가고 있다.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상당량의 증거물을 확보한 상태라는 경찰의 입장이 보도됐기 때문이다. 출국금지 조치까지 나왔다.

마약스캔들이 일파만파 번지자 대중들은 잊히고 있는 사건에 주목한다. 경찰 유착 의혹이 있는 버닝썬 사건을 마약스캔들로 무마하려 한다는 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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